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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맨’ 자처 총수들 분주… 국제 행사장·명소 곳곳 ‘광고판’ [부산엑스포 유치, 도약하는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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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27 18:43:19 수정 : 2023-03-27 21: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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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경제계도 팔 걷어붙였다

지구촌 표몰이… 재계, 부산엑스포 유치 올인
총수들 각국 인사 만나 홍보 매진
BIE 실사단 방한 일주일도 안 남아
최태원 “이제 승부수 던져야 할 시점”

최태원·이재용·정의선·신동빈·구광모
해외일정 소화하며 홍보에도 앞장서
타임스스퀘어·해외 매장서 영상 상영
전사 차원 국내외 TF 만들어 활동도
CJ ENM도 K컬처 앞세워 지원사격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재계도 팔을 걷어붙였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 최태원 회장은 연초부터 세계 최대 전자·정보통신(IT) 박람회 미국 CES, 스위스 다보스포럼, 프랑스 파리를 방문, 각국 주요 인사들을 만나 유치 홍보에 나섰다. 1월에는 다보스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밀로 주카노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을 상대로 유치 지원 활동에 나섰다. 다보스포럼 직후 파리로 건너가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사 등 10여명에게 유치 지원을 당부했다.

최태원 SK 회장(왼쪽)이 지난달 28일 스페인 총리궁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만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SK 제공

삼성전자에 40명 규모로 부산엑스포 유치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이재용 삼성 회장은 지난해 9월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멕시코와 파나마 대통령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아프리카 및 카리브해, 태평양 연안 12개국 주미대사 초청 행사에 참석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섰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해 6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CGF 글로벌 서밋에 7년 만에 참석해 글로벌 그룹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세계박람회 개최 최적지로서의 부산의 역량을 적극 소개하는 등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해 10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예방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 등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커딜리 광장, 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는 물론 세계 주요 공항과 기차역 등에 부산엑스포 홍보 광고판을 배치했다.

재계는 기업의 홈페이지와 다양한 SNS 채널 등을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최대한 활용하고 있고,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스페인 모마일월드콩그레스(MWC)와 독일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IFA), CES 등 국제 규모 행사에서도 부산엑스포 유치와 관련한 문구를 내거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계는 다음달 초 BIE 실사단 방한을 앞두고 이달 말부터 서울 광화문 등에서 대대적인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과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앞으로 9개월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된다”며 “빅 이벤트가 몰려 있는 상반기가 판세를 결정하게 될 승부처라고 생각한다. 이제 세계에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지난해 9월 파나마 대통령궁에서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맨 자처 5대 그룹 총수

 

기업 총수들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대표 홍보맨’으로 세계 각국을 누벼왔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6월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총리를 만나 “2030 엑스포는 한국과 네덜란드가 함께 선도하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9월에는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및 라우엔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을 만나 “부산엑스포는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혁신 기술을 제시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최태원 회장은 세계 각국을 오가며 “2030엑스포는 우리가 세계를 이끌어가는 선도국가로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이슈에 끌려다니는 국가가 아니라 글로벌 어젠다를 선점하는 국가로 탈바꿈할 기회라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10월28일 에두아르드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아프리카 및 카리브해, 태평양 연안 12개국 주미대사 초청 행사에서 “세계는 기후변화 위기와 국가 간 격차 확대 등 복합적인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할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며 부산엑스포가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엑스포 개최를 위해선 개발도상국의 표가 특히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이 “한국은 다양한 위기극복과 단기간에 경제성장 등을 이뤄낸 경험을 바탕으로 신흥국과 선진국 사이에 교량역할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2 롯데 오픈서도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적극 펼쳤다. 롯데 오픈 현장을 방문해 “2030부산세계박람회가 성공적으로 유치될 수 있도록 롯데도 힘을 보태겠다”며 롯데 골프단 황유민 선수와 함께 부산 엑스포 포토월 앞에서 유치를 기원했다. 같은 달 베트남을 찾아 하노이 정부청사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롯데 베트남 사업 전반에서 대해 논의하면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10월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LG와 폴란드의 경제협력에 감사를 표하며 “엑스포가 추구하는 ‘새로운 희망과 미래’에 대한 소통의 장이 부산에서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지난해 6월 독일 유통사 레베 회장과의 미팅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롯데 제공

◆각 기업들 해외거점 활용해 유치 총력전

 

삼성은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해외거점을 보유한 장점을 살려 본사 고위 경영진은 물론 해외 지역총괄장 등을 모두 동원해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국 런던 피커딜리 광장, 홍콩 엔터테인먼트 빌딩을 비롯한 주요 랜드마크와 삼성전자 매장에서 부산엑스포 홍보 및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등 관계사 역량을 모아 부산엑스포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171개 회원국이 모두 모이는 BIE 총회 시기에 개최지인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회원국 대사들을 대상으로 한 활동과 정상회담, 국제행사 등에서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6월 최고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부회장급 최고 경영진들로 구성된 ‘WE’(World Expo) TF를 꾸려 엑스포 유치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SK는 엑스포 유치에 있어 BIE 회원국들의 지지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기대와 열망도 매우 중요한 만큼 일반인을 대상으로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한국철도공사 KTX 열차 일부의 외관에 맨 앞 조종칸부터 마지막 칸까지 총 20칸 388에 걸쳐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홍보물을 붙인 래핑(Wrapping) 열차를 운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말부터 서울 SK서린빌딩에 대형 현수막을 게시하고 미디어월을 통해 엑스포 홍보 영상을 상영했고, SK에너지는 전국 주유소, 충전소에 현수막과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행사 유치 기원 활동을 지속해서 펼쳐왔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다보스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 문구가 래핑 된 차량 58대를 운영,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모인 각국 주요 인사 및 현지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파리에서 개최된 제171차 BIE 총회 기간에 현대차 친환경 차량 및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산엑스포 개최를 위한 우호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섰다. 2030 부산엑스포 로고를 씌운 현대차 차량을 총회가 진행된 팔레데콩그레 및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등 파리의 주요 관광 명소 주변에서 운행하며 총회 참석을 위해 모인 BIE 회원국 주요 인사와 파리를 찾은 전 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알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10월 폴란드 바르샤바 총리실에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예방하고 있다. LG 제공

LG는 국내외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사업 역량을 보유한 계열사들은 협의체를 구성해 해외 주요 인사를 만나 교섭 활동을 진행하고, 경영진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민관 합동 사절단 파견 시 동행해 유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역, 광화문, 시청, 명동 등 국내 주요 거점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를 비롯한 해외의 주요 랜드마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홍보 영상을 상영하고, 옥외 광고를 지속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파리 상업 중심지 라데팡스에 위치한 LG전자 프랑스법인 신규 사옥에 BIE와 협력 관계에 있는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펼쳤다.

 

롯데는 전사 차원의 ‘롯데그룹 유치지원 TFT’를 조직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TF팀장을 맡았고 4개 사업군 총괄대표들이 해외 2개팀, 국내 2개팀을 운영하며 전사적 역량을 지원하고 있다.

 

롯데는 BIE의 현지 실사 준비 지원을 위해 보유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 현지 실사단이 부산에 머무는 동안 롯데는 ‘시그니엘 부산’을 숙소로 지원한다. 시그니엘 부산, 롯데백화점 등 부산지역 700여곳 롯데 계열사 사업장에서는 ‘BUSAN IS READY!’라고 적힌 현수막을 부산 엑스포 엠블럼과 함께 게시한다. 부산 근무 롯데 직원 1만여명도 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아 부산엑스포 배지를 착용하고 근무할 예정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10월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교장관을 만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당부했다. CJ 제공

◆CJ ENM, K컬처 앞세워 유치 지원

 

K컬처의 글로벌 확산을 주도하는 CJ ENM은 2030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해 K컬처를 전면에 내세웠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콘텐츠 제작, 국내외 홍보 영상 송출 등 전방위적 활동을 통해 국내외 K컬처 팬들에게 부산세계박람회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1월 댄스 크루 ‘위댐보이즈(WDBZ)’와 함께 제작한 부산엑스포 홍보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응답하라 2030’이라는 주제하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tvN, Mnet, OCN 등 자사 방송채널 및 CJ ENM,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의 디지털 채널에서 송출 중이다. CJ CGV가 운영하는 코엑스 K-POP 라이브 미디어 대형전광판과 CJ ENM 사옥 외부 전광판에서도 상영 중이다.

 

CJ ENM이 제작한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 뮤직비디오 ‘응답하라 2030’이 코엑스 K-POP 라이브 미디어 대형 전광판에서 상영되고 있다. CJ 제공

국내 최대 인문 지식 유튜브 채널인 ‘사피엔스 스튜디오’에서는 부산엑스포 유치 의의 및 부산의 개최 역량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K컬처 팬들이 집결하는 세계 최고 K컬처 행사인 케이콘(KCON)을 활용해 부산엑스포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K팝 가수들의 공연이 열리는 쇼 및 팬미팅 현장, 컨벤션장 내 스크린 등을 통해 홍보 영상을 상영하고, 동시에 케이콘 생중계 유튜브 채널에서도 홍보 영상을 송출했다.

 

지난해 미국, 일본에서 열린 케이콘에 이어 지난 18일과 1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케이콘 2023 태국’에서 전 세계 각지의 수백만 K컬처 팬들에게 부산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렸다. 지난해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22 마마 어워즈’에서도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 송출됐다.

 

CJ ENM 관계자는 “올해는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에 가장 중요한 해인 만큼 국내외에서 부산엑스포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대한민국 대표 콘텐츠 기업으로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부산엑스포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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