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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린 '명품패딩 입은 교황'… "AI로 인한 첫번째 대규모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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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28 11:21:32 수정 : 2023-03-29 1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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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세계적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며 AI의 위험성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됐다. 이중 가장 우려를 키운 것이 AI를 통한 여론조작 가능성. 이 기술을 통해 대중을 현혹시킬 수 있는 그럴듯한 가짜 정보를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큰 화제가 됐으나 결국 AI가 만든 가짜로 판명된 ‘명품 패딩을 입은 교황‘. 사진출처: 트위터

인터넷에서 뜨거운 흥밋거리로 떠오른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미지 한 장이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가디언 등은 27일(현지시간) “트렌디한 흰색 롱 패딩 코트에 전통적인 가슴 십자가, 흰색 모자를 쓴 교황의 사진에 대중이 열광했지만 AI로 만든 가짜 이미지였음이 밝혀졌다”면서 “이 사건은 AI가 여론조작에 얼마든지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팩트체크 웹사이트인 스놉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명품 패딩을 입은 교황의 이미지는 생성 AI 프로그램인 미드저니를 사용해 만들어져 AI 생성 이미지 관련 게시판에 올라온 뒤 인터넷에 급속히 퍼져나갔다. 워낙 정교해 많은 이들이 사실이라고 믿었으나 결국 가짜로 판명됐다.

 

이에 대해 WP는 “이 사건을 통해 AI가 어떻게 쉽게 선전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는지, 어떻게 쉽게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도구로 무기화될 수 있는지 분명해졌다”면서 “이번 소동은 사회적 위험성은 낮았지만 최초의 진정한 대규모 AI 오보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미 지난주 뉴욕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체포되는 장면을 묘사한 이미지가 AI를 이용해 생성된 것으로 드러나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매우 정교하게 제작된 이 이미지도 전세계적 관심 속 급속히 인터넷에 확산됐으나 트럼프 대통령 수사 관련 속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와 이 사진의 진위 여부가 쉽게 가려질 수 있었던 터라 파급력은 덜했다. 그러나 이번 교황의 이미지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위험성이 낮아 오히려 많은 대중이 사실이라고 믿게 됐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AI를 연구하는 아르빈드 나라야난 교수는 “이미지가 진짜인지 가짜인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오히려 더 퍼진 것 같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기술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이 잘못된 정보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표시할 수 있는 더 나은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AI의 파급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사회분위기 속 큰 의미를 던지는 이번 소동을 두고 가디언은 “이제 인터넷 세대도 합성사진이나 가짜 댓글에 속는 기성세대처럼 온라인에서 얼마든지 사기를 당할 수 있는 순간이 왔다”면서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지는 회의적인 태도를 다시 만들지 않으면 사회 전체가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평했다.

 

미국 퀸즈 대학 미디어 연구 교수인 제이미 코헨은 WP와 인터뷰에서 “가난한 사람을 돌보는 데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교황이 디자이너가 만든 수백만원짜리 코트를 절대 입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이미지는 풍자로서 훌륭하다”면서도 “문제는 모든 이들이 현명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제는 AI가 대중을 음모론의 경계로 끌고가는 콘텐츠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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