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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쇠고기엔 '아마존의 눈물'…"최근 6년간 8억그루 벌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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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03 13:35:19 수정 : 2023-06-04 1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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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美·中 등지에 소 수출하느라 '지구의 허파' 강원도 면적만큼 파괴
"글로벌 기업들, 광업·농업 원자재 남획…파괴 손실이 이익보다 7배 커"

지난 6년 간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쇠고기 산업 때문에 나무 8억 그루가 베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탐사보도국(TBIJ)·헤포르테르 브라질·포비든 스토리즈 등 매체와의 합동 취재를 통해 브라질에서 벌어진 체계적이면서도 광범위한 삼림 파괴가 소 목축산업으로 인한 것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전 세계로 수출되는 쇠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파괴된 아마존 삼림 면적은 1만7천㎢에 달한다. 한국으로 치면 강원도와 비슷한 크기이며 서울 면적의 28배에 해당한다.

브라질 전역에서의 벌목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임 대통령 임기(2019∼2022년)에 급증했고, 가장 큰 원인은 소 목장으로 파악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은 삼림 파괴를 막겠다고 공언했다.

조사팀이 초점을 맞춘 마투그로수·파라·혼도니아주(州) 소재 도축장들 주변에는 목장 수천 곳이 운영되고 있었으며, 이들 도축장은 브라질의 3대 쇠고기 수출업체인 JBS·마르프리그·미네르바 소유였다.

이들 업체의 판매처에는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와 독일 육류기업 퇴니스 등이 포함됐다. 공급망을 추적한 결과 이렇게 팔린 브라질산 쇠고기는 유럽연합(EU) 여러 회원국의 도매상 수십 곳으로 갔고, 미국과 중국 등지의 레스토랑에도 도달했다.

JBS·마르프리그·미네르바의 도축장은 지난해 브라질에서 50억달러(6조5천300억원)어치 이상의 쇠고기를 가공했다.

가디언은 EU로 간 육류 가운데 일부는 공급망 내에서의 삼림 파괴를 막기 위해 제정된 EU 법규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4월 도입된 새 EU 규정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발생한 삼림 파괴에 연관된 상품은 어떤 것이라도 역내에 들어올 수 없다.

복잡다단한 생산·유통 과정에선 '쇠고기 세탁'이라 불리는 편법 행위도 벌어졌다. '더러운' 삼림 파괴 목장에서 나온 동물을 법규 위반 사항이 없는 '깨끗한' 목장으로 옮긴 뒤 도축함으로써 원산지를 세탁해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하는 방식이다.

조사팀은 축산업뿐만 아니라 광업, 농업 등 분야에서 글로벌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원자재 추출로 아마존 황폐화가 임계점을 향해 더 빨리 다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광산업체 발리는 2010년 이후 파라주 카라자스 광산에서 철 40억t, 2천200억달러(287조원)어치 이상을 채굴했다. 2014년부터 153억달러(20조원)가량의 수익을 올린 노르웨이 알루미늄 업체 노르크스 하이드로의 제련소도 파라주에 있다.

아마존 지역 광업 부문에서 수익성이 좋기로는 금도 빼놓을 수 없다. 2018∼2022년 채굴된 금만 모두 42억달러(5조5천억원) 규모다.

브라질 단체 '광업관측소'의 설립자 마우리시우 안젤루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광산업체들이 합법적으로 점유한 땅은 1985년 이래로 7배 늘었다. 이런 확장세는 도로와 수력발전소, 항만, 철도 등의 인프라를 수반하기에 원주민 이주나 재난도 끊이질 않았다.

아마존은 콩과 펄프, 팜유 등의 주요 생산지기도 하다.

번지·카길·ADM·아마기·루이드레퓌스 등 5대 식품 다국적기업은 2014∼2020년 아마존 지역에서 180억달러(23조5천억원)어치 콩을 재배해 세계 시장에 팔았다.

브라질 제지업체 수자누가 2018∼2022년 이곳에서 생산한 유칼립투스 펄프는 50억달러(6조5천억원)어치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 브라질 군사독재정권이 아마존을 개방한 뒤 오늘날의 '추출주의적 개발 모델'이 뿌리를 내렸다고 본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마존 파괴로 인한 손실이 연간 3천170억달러(414조원)에 달하며 이는 원자재 추출로 얻는 이익보다 7배 크다는 지적을 내놓으면서 추출주의가 어리석은 접근이었다는 결론을 뒤늦게 도출하기도 했다.

이번 탐사보도는 작년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숨진 브라질인 원주민 전문가 부르노 페레이라와 영국 언론인 돔 필립스 1주기를 맞아 전 세계로 타전됐다.

두 사람은 작년 6월 마약 밀거래와 삼림 무단 벌목, 불법 금광 개발이 극성을 부리는 원주민 거주 지역 발리 두 자바리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됐고, 현지 경찰은 이들의 살해 용의자를 체포했다. 돔 필립스는 2020년 '쇠고기 세탁' 사례 보도에 참여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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