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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野 혁신위원장 임명 9시간 만에 낙마, 이 대표가 자초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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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05 23:33:50 수정 : 2023-06-05 23: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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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자폭’ 주장 논란 되자 사의
잘못된 인선으로 쇄신 동력 떨어져
국민 눈높이 맞는 중립 인사 발탁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어제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이재명 대표가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임명 사실을 밝힌 지 9시간여 만이다. 이 이사장은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가 과거 페이스북에 남긴 ‘천안함 자폭’ 등 음모론 옹호 발언이 논란을 빚자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한 것이다. 이번 일은 이 대표의 신중하지 못한 인선이 자초한 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주당의 쇄신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이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건 당연하다. 국가 정체성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가 제1야당의 혁신작업을 지휘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는 지난 2월 10일 천안함 폭침에 대해 “미국 패권 세력이 조작한 자폭 사건”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3월엔 “‘COVID-19’ 역시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2일엔 “대한민국은 윤가(윤석열 대통령) 집단으로 복합위기의 누란에 빠졌다”면서 “오직 유일한 길은 하루라도 빨리 윤가 무리를 권력에서 끌어내리는 일뿐인가 한다”고 적었다. 이 이사장은 2019년 당시 경기지사이던 이 대표가 허위사실공표 혐의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구성된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에 이름을 올린 친이재명계 인사이기도 하다.

 

여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민주당 중진 홍영표 의원은 이 이사장 임명 발표 두 시간 만에 “이 이사장은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된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면서 “외려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고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도 “현충일 선물 잘 받았다”고 비꼬면서 이 대표를 향해 해촉 등의 조치를 촉구했다.

 

김남국 의원 코인 의혹 등 온갖 내부 비리로 수렁에 빠진 민주당을 쇄신하려면 국민 눈높이에 맞고 계파 문제에서 자유로운 중립적인 인사가 혁신기구를 맡아야 한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보여주기식 쇄신이나 혁신을 구실로 비명계를 공천에서 제외하려는 것이어선 안 된다. 이런 식으로는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 이번이 당 쇄신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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