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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 모여 ‘집단 마약’…그날 아파트에선 무슨 일이?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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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28 22:00:00 수정 : 2023-09-29 09: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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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전 5시 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 14층에서 경찰관 한 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추락사한 경찰관은 강원경찰청 소속 A 경장으로, 사건 당일 아파트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일행 중 1명이 A 경장의 추락 사고를 경찰에 신고했고, 참석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A 경장이 창문을 열고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

 

그날,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현직 경찰관 용산 아파트 추락 사망 사건 당시 모임 주선 의혹을 받는 참석자들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모임 참석자 25명 추정

 

최초 경찰이 파악한 모임 참석자는 A 경장을 포함해 총 8명이었다. 이후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와 기존 입건된 7명의 휴대전화 연락 기록 등을 통해 현장에 일행이 더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이 파악한 참석자는 지난 8월31일 총 16명으로 늘었고, 이달 7일 21명으로 늘어났다.

 

참석자 수가 늘어난 데 대해 경찰은 “아파트 CCTV가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것 외에 고장난 탓에 확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피의자들이 입을 맞춰 다른 5명의 혐의를 숨겼다고 부연했다.

 

이후로도 입건자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28일 현재 경찰은 사건 당일 아파트에 A 경장을 포함해 총 25명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직업은 의사, 헬스 트레이너, 대기업 직원 등 다양했다. 

 

참가자들은 해당 모임이 운동 동호회 모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참석자들은 정씨와 이씨의 생일 파티 성격의 모임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실제 운동 동호회 활동을 해온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기보다는 서로의 지인을 데려오는 ‘번개’ 방식으로 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현직 경찰관이 추락사한 '집단 마약 투약' 의혹 주요 피의자 문모씨가 21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문모씨는 경찰관에게 마약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동호회 모임이 마약 모임으로?

 

문제는 이들이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경찰은 이들이 ‘마약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건 직후 경찰은 모임이 있었던 아파트에서 주사기와 성분을 알 수 없는 알약 등을 발견해 정밀 감정에 나섰다. A 경장과 모임 참석자들에 대한 마약 간이시약 검사와 정밀 감정도 실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및 약독물 감정 결과 A 경장의 소변·모발·혈액에서는 필로폰·케타민·MDMA(엑스터시)와 신종 마약인 메스케치논, 펜사이클리딘 유사체 성분 등이 검출됐다. 펜사이클리딘은 일명 ‘천사의 가루’로 불리는 약물로 1950년 의료용 마취제로 개발됐다가 자살 충동과 환각, 발작 등 부작용이 심각해 사용이 중단됐다.

 

모임 참석자 중 5명도 마약 간이시약 검사와 정밀감정에서 케타민·MDMA·필로폰 등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 모임이 열린 아파트 세입자로서 모임 장소를 제공한 정모(45)씨는 대마도 양성 반응이 나왔고, 마약을 공급한 이모(31)씨의 소변에서는 A 경장과 마찬가지로 메스케치논와 펜사이클리딘 유사체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 일행 중 일부가 사건 당일 아파트에 모이기 전 이태원의 한 클럽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은 지난 5일 해당 클럽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사망자 제외 전원 입건

 

사망한 A 경장을 제외한 24명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이 가운데 모임이 열린 아파트 세입자인 정씨와 마약을 공급한 이씨가 마약 모임을 주도했다고 보고 지난 20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아울러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A 경장에게 마약을 판매한 문모(35)씨도 구속해 지난 21일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이들 거래에 관여한 인물이 더 있는지 추적 중이다. 

 

A경장에 대해서는 마약류 투약 등 혐의로 입건 후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하고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다. 다만 A 경장의 마약류 제공 여부 등 혐의는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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