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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반격 벼르는 이스라엘… 확전 없는 ‘고통스러운 보복’ 무게

입력 : 2024-04-16 20:00:00 수정 : 2024-04-17 01: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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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내각 ‘對 이란戰’ 방식 논의

美 등 동맹국들 ‘신중 대응’ 압박
이란 대리 세력 타격 가능성 높아
사이버 공격·석유 기반시설 포함
군사시설·핵 프로그램 등도 타깃

이란 대통령 “고통스런 대응” 경고
핵무기 생산 결단 가능성도 대두

이란의 보복성 본토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재반격을 천명했다. 다만, 전면전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고통스러운 보복’에 무게를 두고 있어 이스라엘 당국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를 놓고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집권여당인 리쿠드당 소속 장관들과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는 영리한 대응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공체계인 아이언돔에서 발사된 요격 미사일이 예루살렘 상공에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네타냐후 전시내각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보복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이어간 가운데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전시내각이 역내 전쟁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이란에는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는 다수의 보복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CNN방송은 전시내각이 잠재적 대응 방안으로 군사적 계획과 함께 이란을 더욱 고립시키기 위한 외교적 선택지도 검토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대응은 이란 대리 세력에 대한 공격 등으로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미 NBC방송은 미국 당국자 네 명을 인용해 미국 행정부 관료들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이 이란 본토 밖에 있는 이란 병력과 이란 대리 세력 등에 대한 공격 등으로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란이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13일 밤 이스라엘 본토를 사상 처음으로 공격하자 이스라엘은 곧바로 재보복을 천명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우리를 해치는 자들을 누구든 해칠 것”이라며 공습 초기에 보복 방침을 밝혔다. 강경한 수위의 발언으로 대응 방식에 따라 전면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전시내각 각료들이 군사적 보복을 선호하지만 국제사회의 압박이 대응 방식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 고조 속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번 공방이 제5차 중동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대한의 압박을 가해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이후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어떤 재반격도 반대한다며 이란을 겨냥한 어떤 공세 작전에도 참여하지 않고 지원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뉴캐슬에서 워싱턴으로 급거 귀환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도착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스라엘이 이란의 이번 공격으로 촉발된 국제적 지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도 재반격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것은 필수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공격이 있기 몇 주 전부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사망자 수 증가와 휴전 합의 실패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 있었다”면서 “이스라엘이 향후 다음 조치를 검토하고 선택할 때 이는 핵심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건은 이스라엘이 전면전이 아닌 ‘고통스러운 보복’을 할 경우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지다.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는 CNN에 이란에 보복의 메시지를 명확히 보낼 수 있으면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는 이란 시설에 대한 공격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서방의 경제 제재 속에 공들여 갖춰온 군사자산을 정밀 타격하겠다는 것이다.

 

WSJ는 사이버 공격과 이란 석유 기반 시설 등 주요 국유 시설에 대한 표적 공격도 옵션에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전직 이스라엘 외교관인 알론 핑카스는 CNN방송에 “군사 자산이나 핵 프로그램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재반격을 예고한 이스라엘을 향해 “가해자에게 엄중하고 광범위하며 고통스러운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억지력’ 확보를 위해 핵무기 생산을 결단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럴 경우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거나 전면전을 선택하는 등 직접 행동에 나설 수 있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의 억지력이 약화할 경우 이란은 핵무기라는 궁극적인 억지력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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