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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2024년 들어서 7%대 오름폭…‘3고’ 우려에 2.2% 성장 전망마저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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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21 10:25:32 수정 : 2024-04-21 16: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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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서만 7%대 오름폭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당시를 웃도는 상승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의 기지개를 켜고 있던 한국 경제에 환율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고환율은 수입 제품의 가격을 밀어 올려 우리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유가마저 출렁이고 있어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고물가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 금리 인하 지연에 따라 소비 위축이 심화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불거질 수밖에 없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원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뉴스1

21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2.2원으로 거래를 마쳐 작년 말 종가(1288.0원) 대비 7.3%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초 7%를 뛰어 넘는 급등세를 보인 건 이례적이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 2009년에는 같은 기간 6.9%, 5.8%씩 상승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건 대외 요인에서 주로 비롯됐다. 우선 미국 경기 호조세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강해지면서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작년 말 대비 4.8% 상승했다. 아울러 반세기 가까이 ‘그림자 전쟁’을 벌여온 이스라엘과 이란이 직접 상대방 영토를 공격하는 새로운 대치 국면이 연출되면서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가 높아진 점도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제조업 중심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 역시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격한 환율 상승은 국외에서 들여오는 원자재의 국내 가격을 높여 이를 원료로 수출하는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국내 생필품 물가도 들썩이게 만든다.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부담이 더 커지게 되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로 OECD 평균(5.32%)을 웃돌았다. 한국의 먹거리 물가가 OECD 평균을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11월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경유를 주유하고 있다. 뉴스1

고유가도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셋째 주(14∼18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695.1원으로 직전 주 대비 21.8원 상승했다. 주간 단위로는 3주 연속 상승이다. 일간 기준으로는 지난 18일 1701.69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10일(1703.13원) 이후 5개월여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 강세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휘발유와 경유 모두 국내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고환율·고유가로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가 당초 계획한 성장률(2.2%)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고금리로 이미 상당히 위축된 소비 여력이 추가로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3.1% 줄어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감소한 바 있다.

 

향후 경기 전망은 대외 여건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춘계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현지시간) 특파원 간담회에서 “많은 불확실성이 있지만, 우리처럼 석유 소비가 많은 나라는 중동 향방에 따라 상황이 불확실하다”면서 “(이스라엘-이란 충돌이) 확전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유가가 크게 더 올라가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제 생각엔 환율도 다시 좀 많이 안정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환율은 우리나라와 미국 금리 차가 기본적으로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승 가능성은 항상 있어왔는데 최근 들어서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달러 강세가 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 조정과 미국과의 달러 스와프 등 환율 상승을 전제로 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 단가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익을 보는 부분도 있다고 하는데, 일정 부분 올라가는 건 도움이 되지만 너무 약세가 되면 해외에서 벌어들인 걸 다시 국내로 송금할 때 원화 환산액이 줄어들면서 수출액이 부족해진다”라며 “이러한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생각을 해서 정부와 한국은행, 기업들이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박미영·이진경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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