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의 ‘출장 조사’를 둘러싼 특혜 논란에 대해 “법 앞에 예외도, 성역도, 특혜도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검찰 수사팀이 사전 보고 없이 제3의 장소에서 김 여사 조사를 진행하면서 이른바 ‘총장 패싱’ 논란을 일으킨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선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이 총장은 22일 오전 출근길 취재진을 만나 “일선 검찰청에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모두 다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2022년 9월16일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언급했던 ‘법불아귀(法不阿貴·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김 여사를 검찰청으로 불러 공개적인 소환조사를 하지 않고 20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비공개로 대면 조사를 진행한 건 특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지검장이 김 여사를 조사한 사실을 이 총장에게 사후 보고하면서 ‘총장 패싱’ 논란이 인 데 대해선 “진상과 경위를 파악한 다음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이 지검장으로부터 대면보고를 받은 뒤 대검 감찰부에 이에 대한 진상파악을 지시했다. 이 지검장은 “총장이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을 반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앙지검 자체 판단으로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 총장에게 여러 차례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총장의 진상파악 지시에 반발한 명품가방 사건 수사팀의 부부장검사가 사표를 내는 등 파장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총장이 사의를 표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 총장은 “국민과 헌법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그땐 제 거취에 대해서 판단해 보도록 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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