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반려동물 목줄을 두고 보호자와 행인 간 다툼이 적잖게 벌어지고 있다. 목줄을 채우지 않은 자기 반려견을 촬영하며 항의하는 다른 견주를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견주에게 폭행죄 유죄가 선고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5)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밤 10시30분쯤 서울 강남구 한강공원에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려는 견주 사이에서 발생했다. 목줄을 채우지 않은 A씨의 반려견이 근처에서 산책하던 20대 B씨의 반려견과 마주쳐 싸울 뻔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4월27일부터 시행된 전부개정 동물보호법은 외출 시 보호자가 반려동물에 목줄 또는 가슴줄을 채우고 줄 길이를 2m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도사견이나 핏불테리어와 같은 맹견뿐만 아니라 일반 반려견에도 해당한다. 각종 의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거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A씨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B씨는 목줄을 채워달라고 요청했지만 A씨는 이를 무시했다. B씨가 이 상황을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하자, A씨는 B씨의 오른손을 잡으며 찍지 말라고 항의했다. B씨는 "잡지 말라. 잡는 것도 폭행이다"라고 응수하자 A씨는 순간적으로 화가 나 상대방의 멱살을 잡아 밀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대치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잡고 있던 B씨의 손을 쳐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이런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폭행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폭행죄에서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를 가리키며, 이 유형력의 행사는 신체적 고통을 주는 물리력의 작용을 의미한다”며 “유형력의 행사가 중하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2022년 6월에는 반려견 두 마리와 편의점에 방문한 남성 김모(43)씨가 자녀와 함께 온 다른 손님이 “반려견의 목줄을 잡아달라”고 요청하자 “내 개가 저 애들을 물면 100배 보상해 줄 테니 닥치라”며 욕설을 하며 밀쳐 재판에 넘겨지는 일도 있었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해 7월 폭행과 모욕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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