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더불어민주당 명함을 들고다니는 모두가 ‘이재명의 사람들’이다.
27일 민주당 소속으로 3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이재명 후보는 2017년과 2022년 모두 고배를 마신 뒤 절치부심하며 세력을 키워왔다. 첫 대권 도전 당시, 주변에는 김영진·정성호·김병욱·제윤경 의원뿐이었다. 당내 주류이던 친문·친노와는 거리가 있었다. 정성호 의원은 사석에서 이 당시를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라고 표현한 바 있다.

문재인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돈 시점인 2020년 4월 제21대 총선, 당은 180석 대승을 거뒀다. 이 후보는 총선을 기점으로 자신의 편을 늘려나갔다. 경기지사 공관에 현역 의원들을 초청해 자신을 도와달라 설득했고, 이들을 기반으로 당내 기반을 조금씩 확대해나갔다. 의원들을 초청하는 과정에서는 7인회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대선 경선은 비주류였던 이 후보가 당의 주류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었다. 이 후보는 민주당 내에서 입김이 강한 이해찬 전 대표 측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해찬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조정식 의원과 대변인을 지낸 이해식 의원이 캠프에 합류했다. 우원식 의원 등 구(舊) 김근태계와 박홍근·천준호 의원 등 구 박원순계까지 끌어들이며 차츰 세를 키워나갔다.
이 후보가 대승을 이끈 2024년 총선은 당의 주류를 넘어서 당을 장악하는 시점이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온라인당원’ 입당을 대거 이끌어내며 당을 장악했듯, 이 후보도 ‘당심’을 타고 당 장악에 나섰다. 비명계 지역구에 친명계 후보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당원들은 현역 비명계보다 도전자인 친명계 손을 들어줬다.
◆이재명을 보좌한 사람들
최측근 김현지 보좌관과 김남준 전 부실장은 이 후보와 ‘동지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김현지 보좌관은 이 후보가 성남에서 시민단체를 하던 당시부터 손발을 맞췄고, 김남준 전 부실장은 성남시에서부터 공보업무를 맡아왔다. 둘은 이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뒤, 유력 대선주자로 다시 발돋움한 지금까지 이 후보를 가까이서 보좌했다. 둘 다 이 의원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가장 잘 꿰뚫고 있다는 평가다.

당대표 직무대행인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을 전후로 완벽한 친명으로 거듭났다. 박 직무대행은 국회 ‘절친’이자 7인회 소속인 김병욱·임종성 전 의원 권유로 이 후보 측에 합류했다. 박 원내대표가 차기 당권에 도전할지가 관심이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김병기 의원에 중책을 맡겼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현안대응 TF 단장을 맡았고 이번에는 조직본부장으로 경선캠프에 합류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 1기 지도부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맡으며 총선 공천 후보 검증을 담당한 바 있다. 1기 지도부와 2기 지도부에서 모두 중용된 김윤덕 사무총장은 본선에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조직부총장으로 공천 과정 실무를 도맡았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신친명으로 분류된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초 불리한 여건을 딛고 ‘명심’을 받아 최고위원 득표 1위에 올랐다. 김 최고위원은 이 후보 1기 지도부 당시 정책위의장과 총선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김 최고위원 주도로 지난해 10월 민주당 집권플랜본부가 구성됐다. 12·3 비상계엄을 예측할 수 없던 당시로선 대선이 2년 이상 남아있던 시점이었다.
◆초계파 경선캠프
이 후보는 지난 11일 자신의 경선캠프를 발표했다. 이해찬계인 5선 윤호중 의원과 계파색이 옅은 3선 강훈식 의원이 각각 선거대책위원장과 총괄본부장으로 발표됐다. 윤 의원은 이해찬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지냈고 이후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강 의원은 수석대변인과 전략기획위원장, 지난 대선 당시 전략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3선 한병도 의원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재선 박수현 의원도 합류했다. 계파와 거리가 먼 4선 윤후덕 의원도 정책본부장을 맡게 됐다. 소신파 재선 이소영 의원도 합류했다.
이른바 ‘찐명’계는 7인회 출신 김영진 의원만 합류했지만 그동안 이 후보를 당 안팎에서, 물밑에서 도와왔던 친명계들은 각자 자신의 방법으로 이 후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초계파 경선캠프는 본선에서도 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선캠프 구성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계파나 친분보다는 능력과 경험 위주로 인선을 마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들 모두 본선에서도 같은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함께 경쟁한 김동연·김경수 경선 후보 측의 일부 인력을 수혈받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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