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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작가 “대학 때 ‘꽃들에게 희망을’ 읽고 동화에 눈 떠”

입력 : 2025-04-30 06:00:00 수정 : 2025-04-29 16: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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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작가의 ‘나를 만든 책 5권’

황선미 작가가 말하는 오늘의 황선미를 길러낸 책 5권. 다가오는 어린이날 연휴, 황 작가의 목록을 길잡이 삼아 취향과 영감의 원천이 될 책들을 직접 탐험하는 기쁨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2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등단 30년 차의 황선미 작가는 “동화 쓰기는 어린이와 더불어 사는 집을 짓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재문 기자

헝겊 토끼(마저리 윌리엄스)=1922년 첫 출간 됐으니 100년이 넘은 고전. 아직도 문예창작 전공 대학생들에게 수업 자료로 쓸 만큼 동화의 매력이 풍부하다. 누렇게 변한 이 책을 헌책방에서 발견해 가져왔는데, 너무 오래되어 책장을 넘기면 ‘빠그작’ 소리가 나기 때문에 노인을 모시듯 살살 다루어야 한다.

찔레꽃 울타리 시리즈(질 바클렘)=의인화 동화를 쓰고 싶게 만들고, 실눈을 뜨고 봐야 할 세상도 있다는 걸 알게 하는 작품. 끔찍한 쥐도 동화에서는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다. 이 매력에 빠져 결국 이 그림으로 구워진 찻잔과 접시 세트를 한 박스나 사들였다.

꽃들에게 희망을(트리나 포올러스)=동화에 대해 아는 바 없고 관심도 없었을 때 동화에 눈뜨게 된 시작점. 배고팠던 대학 시절 동기 언니가 나를 자취방에 데려가 라면을 끓여주었는데, 뜨거운 라면 냄비를 받쳤던 이 작품이 나를 구제한 셈이다.

김찬삼 세계여행기(김찬삼)=명작 전집이 부잣집에나 있던 어린 시절 남의 집에서 빌려본 여행기. 어린 아이가 읽기 쉽지 않은 문장이었으나, 낯선 나라 특이한 풍습을 체험하고 적은 이야기라 어떤 소설보다 흥미로웠고 상상력을 건드렸다.

깨비깨비 참도깨비(김종대)=흔히 옛날 이야기를 어린이 전유물 정도로 생각하곤 하는데 천만의 말씀. 민담은 한 민족의 정체성과 욕망과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결정체다. 김종대 선생의 옛이야기 모음집은 영감을 주고 새로운 창의력이 샘솟게 하는 귀한 자료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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