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이나 액상과당, 고기류 선호 등 식습관이 변하면서 통풍 환자가 매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세계일보가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청해 받은 ‘통풍 환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에만 55만3254명에 달했다. 2019년 46만2279명보다 10만명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특히 30대 이하 젊은 통풍 환자는 지난해 14만4467명으로 5년 전(11만1677명)보다 3만명 넘게 늘어나며 중장년층보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통풍은 요산이 많이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요산은 우리가 먹은 음식에 들어있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대사된 후 생기는 노폐물이다. 대개 소변이나 소화액, 땀, 타액 등으로 배설되는데, 신장 기능이 떨어지거나 유난히 퓨린이 많은 음식을 먹게 되면 요산이 축적돼 통풍이 나타날 수 있다. 딱딱하게 굳은 요산 덩어리가 관절이나 연골 주변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주로 발가락이나 손끝, 귀끝에 발병하며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강병주 제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출산의 고통보다 더 아프다고 표현하는 분도 계시고 극심한 통증에 환자들이 영문도 모르고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에는 1년에 한두번 발작하다 점점 빈도가 잦아지는 게 특징이다. 관절염으로 오인하고 방치하는 동안 염증이 퍼져 뼈와 관절이 손상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풍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대개 기름진 식습관, 대사증후군, 비만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제시된 A씨도 비만 환자다. 여자들은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 이후 통풍 발생 위험이 커진다. 강 교수는 “통풍 원인의 70%가 비만이고 나머지는 식습관”이라며 “술과 함께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은 통풍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층의 발병이 늘어난 것도 어릴 때부터 당류에 자주 노출되고 서구화된 식습관이 자리 잡은 환경적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통풍은 염증을 낮추는 약물과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물을 병행하며 치료한다. 치료를 마칠 때까지 약을 꾸준히 먹는 게 중요하다. 술과 기름진 음식을 끊고 채소 위주로 섭취하는 등 식습관 개선도 필수다. 통풍의 경우 약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어서다. 또 통풍 환자는 고혈압과 대사증후군, 당뇨병 등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
예방법도 치료법과 같다. 강 교수는 “적절한 체중 관리와 함께 음식을 적당량으로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며 “술과 액상과당 섭취는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통풍 증상 체크법>
1.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등 한군데 관절이 갑자기 빨갛게 부어오르며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2. 통풍이 심하면 발열과 오한이 동반된다.
3. 관절염이 처음 생겼을 때는 수일이 지나면 저절로 소실돼 완전히 회복된 것처럼 보인다. 그 후 상당기간 발병하지 않다가 관절염이 다시 발생한다.
4. 엄지발가락 관절에 염증이 잘 발생한다. 무릎·발·발목·손목·팔꿈치 등에 관절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5. 얇은 이불을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느껴지고, 양말을 신지 못하고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한다.
6. 밤중에 통증이 심해져 잠을 이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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