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가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되자 세계 각국 정상들은 축하 메시지를 잇달아 내며 평화와 우정을 기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방금 교황으로 선출된 프레보스트 추기경에 축하를 전한다”며 미국 출신 교황을 모시게 돼 “큰 영광”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나는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길 고대한다”며 “그것은 매우 의미있는 순간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이 20년 이상 사목하고 국적을 취득한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역사적인” 선출이라고 반기며 ‘선택과 신념’에 따라 페루를 위해 헌신한 페루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황은 우리 중 한 사람이 돼 우리 가운데서 살며 이 나라의 신앙과 문화, 꿈을 가슴에 품기로 선택했다”며 “교황은 페루인이며, 하나님은 페루를 사랑하신다”고 했다.
전쟁 중인 국가들도 교황 선출을 축하하며 평화를 바라는 메시지를 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바티칸 간 지속적인 건설적 관계 발전에 대한 확신을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레믈궁이 발표한 메시지에서 “러시아와 바티칸 사이에 구축된 건설적인 대화와 협력이 우리를 하나로 묶는 기독교적 가치에 기초해 계속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금은 우크라이나에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정의를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려는 우크라이나의 노력에 교황청이 계속 도덕적·정신적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교황청의 관계를 강화하고 성지와 전 세계 유대인과 기독교인 간의 우정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레오 14세 교황에게 “모든 종교와 민족 간에 다리를 놓고 이해를 증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비판했던 전임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노력을 계승할 것을 촉구했다. 아바스 대통령은 “정의로운 대의를 지키는데 있어 바티칸의 도덕적, 종교적, 정치적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팔레스타인 국민과 그들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권리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유럽연합(EU) 지도부는 공동성명에서 “레오 14세 교황 성하의 가톨릭교회 수장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교황께서 교회의 평화, 인간 존엄성, 국가 간 상호 이해의 가치를 증진하고 더 정의롭고 자비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데에 단결을 장려해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 과제에 대처하고 연대, 존중, 친절의 정신을 키우는 데에 교황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교황이 이 어려운 시기에 전세계 수백만명의 신도에게 희망과 방향성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티칸을 품은 이탈리아의 조르지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고 말한 새 교황의 첫 일성을 언급하며 “갈등과 불안으로 점철된 이 시기에 평화, 형제애, 책임에 대한 강력한 요청”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에서 “새 교황 선출은 전세계가 큰 도전에 직면한 시기에 이뤄졌다”며 “우리는 평화, 사회 정의, 인간 존엄, 그리고 연민을 위한 강력한 목소리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오 14세의 첫 마디처럼 전세계의 사람들은 ‘온 세상에 평화가 함께하기를’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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