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64)이 겹경사를 알렸다. 최근 득남한 홍 감독은 한국 영화인으로는 여섯번째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맡게 됐고, 33번째 연출작 개봉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온도차는 여전하다.
칸 영화제 사무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공식 누리집을 통해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을 발표, 홍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고 알렸다.

홍 감독은 이로써 1994년 신상옥 감독, 2009년 이창동 감독, 2014년 연기자 전도연, 2017년 박찬욱 감독, 2021년 배우 송강호에 이어 칸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여섯번째 한국 영화인이 됐다.
칸 영화제 측은 홍 감독에 대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다작 감독 홍상수는 칸 영화제에 매우 익숙해 자신의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4편의 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4편의 영화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한 홍상수는 자신의 영화에 충실하고 순수하며 친밀한 상태를 유지하며 끊임없이 진화한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홍 감독은 국내 대표적인 작가주의 감독으로서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는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소설가의 영화', '여행자의 필요'), 은곰상 감독상('도망친 여자'), 은곰상 각본상('인트로덕션') 등 네 차례 수상했다. 홍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 주연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33번째 장편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지난 2월 열린 제7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홍 감독은 6년 연속 초청되며 입지를 다시금 입증했다.
여기에 홍 감독은 오는 14일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를 국내 개봉한다. 이 영화와 관련한 해외 호평도 일찌감치 이어졌다. 베를린 영화제 트리시아 투틀스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램 디렉터들은 홍 감독의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에 대해 "우리는 모두 당신의 가장 최근작을 보면서, 이 영화를 이루어내는 형식의 언어와 그 리듬, 그리고 그 영화 안에 담긴 통찰을 사랑하면서 보았다"며 극찬했다. 할리우드 리포트는 "홍상수 감독의 최근 작품 중 가장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전했고, 버라이어티는 "진정성이라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과 불안을 이토록 능숙하게 포착한 영화감독은 찾아보기 드물다"고 평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홍 감독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홍 감독과 김민희 커플 이슈 때문이다. 게다가 연인 관계임을 밝힌 지 햇수로 9년째에 접어든 두 사람의 득남 소식이 지난달 전해졌고, 최근에는 이들이 경기도 하남에서 아들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돼 다시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불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작품 활동을 함께 하며 연인이자 영화적 동지로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그 후'(2017) '클레어의 카메라'(2018) '풀잎들'(2018) '강변호텔'(2019)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 '소설가의 영화'(2022), '우리의 하루'(2023), '수유천'(2024)까지 홍 감독의 주요 작품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홍 감독의 일부 영화에 제작 실장, 현장사진 등 스태프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나 홍 감독은 비판 여론 속에서 2017년 김민희와 불륜을 인정한 이후 국내 공식 석상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작 개봉을 앞두고 언론시사회만 진행하는 정도이며, 주로 해외 영화제나 해외에서 열리는 영화 관련 행사에 김민희와 함께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의 대중 정서와 해외 영화계의 호평 사이에서 홍 감독을 향한 여러 시선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해외 정서상 사생활에 관대하다 보니 해외에서 홍 감독의 활동이 더 자유롭고, 해외 영화제에 여러 차례 초청돼 상도 받으며 인정받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칸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것이 한국 영화의 위상과 연결되기보다는 개인적인 영역이라 보인다, 그럼에도 한국 영화인이 심사위원으로 있다는 게 나쁜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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