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기약 못해… 빌드업부터 다시해야”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어 치열한 순위싸움이 진행 중인 2025 KBO리그에 변수가 하나 생긴다. 병역 의무를 다하고 있는 상무 소속 선수 13명이 17일 전역해 각 팀에 복귀한다. 이번에 제대하는 ‘말년 병장’ 중에는 입대 전 팀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꽤 있어 이들의 활약에 따라 울고 웃는 팀들이 생길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NC의 좌완 투수 구창모(사진)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KBO리그에서 정상급 구위를 자랑하는 선수다. 최고 시속 150㎞를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에 주무기 슬라이더에 스플리터, 커브까지 구사하며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구창모는 2020시즌 7월 말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며 단숨에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뛰어올랐다. 부상 회복 후 가을야구에 돌아온 구창모는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하며 NC의 창단 첫 우승에 힘을 보탰다.
전완부 피로골절 증상과 골밀도 부족으로 2021시즌을 통으로 날린 구창모는 2022년에 복귀해 11승5패 평균자책점 2.10을 찍으며 부활에 성공했다. 건강하기만 하면 1선발급 구위를 뽐내는 구창모에게 고무된 NC는 2022시즌 후 최대 7년 132억원의 비자유계약선수(FA) 다년계약을 선물하기도 했다.
100억원대의 몸값을 자랑하는 ‘귀하신 몸’이 됐지만, 장기계약 후 구창모는 부상으로 NC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엔트리에도 들지 못해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한 구창모는 2023년 12월에 상무에 입대해 재활을 병행했지만, 상무에서도 부상으로 인해 마운드에 제대로 서지 못했다.
전역을 앞둔 구창모는 12일 상무 소속으로 70일 만에 퓨처스(2군)리그 실전 등판에 나섰다. 지난 4월2일 퓨처스리그 삼성전에 등판했다 강습타구를 맞고 통증을 호소해 컨디션 조절에 전념하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구창모는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통증 없이 1이닝 정도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전역 후 구창모가 NC 1군 엔트리에는 포함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창모의 전역을 애타게 기다렸던 이호준 NC 감독은 지난 11일 키움전을 앞두고 “선발진에 숨통을 트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직 선발로 쓰기는 무리인 몸 상태다. 돌아와도 열흘에 한 번씩 등판시킬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어렵다. 복귀 시점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빌드업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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