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국경일인데 왜 공휴일이 아니죠?”… 제헌절, 다시 ‘빨간 날’ 될까

관련이슈 이슈팀 , 이슈플러스

입력 : 2025-07-16 05:00:00 수정 : 2025-07-16 05:22:36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제헌절, 5대 국경일 중 유일하게 ‘안 쉬는 날’
주 5일제 도입 후 기업 부담 등으로 2008년 제외
“역사적 의미 커” 공휴일 재지정 주장 지속
현 정부 노동시간 감축 기조, 공휴일 재지정 기대감

올해 7월17일 제헌절을 앞두고 공휴일 재지정 논의가 재점화했다. 제헌절은 주5일제 근무 도입과 맞물려 2008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이후 제헌절의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 공휴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지만 기업 부담, 노동생산성 저하 문제에 막혀 번번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노동시간 감축을 과제로 내세운 이재명정부에서 제헌절이 다시 ‘빨간 날’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23년 7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 제헌절 기념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최근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 내용을 담은 ‘공휴일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제헌절은 5대 국경일(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중 유일한 무휴 국경일이다.

 

강 의원은 개정안을 제안한 이유로 “제헌절은  대한민국 헌법이 공포된 것을 기념하는 날로, 민주공화국의 근간이 되는 헌법의 제정을 기념하는 역사적 의의가 있는 날”이라며 “법의 중요성과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하여 제헌절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헌절은 1948년 7월17일 헌법이 공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49년 국경일로 지정됐다. 당시 국경일을 모두 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제헌절 역시 공휴일이 됐다. 

 

2004년 단계적으로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며 근로시간 감축과 생산성 저하 우려 등으로 정부는 공휴일 축소 논의를 시작했다. 제헌절은 여름휴가와 방학기간이라 휴무자가 많고, 대한민국 건국이념과 정통성 측면에서 광복절과 기본 취지가 겹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결국 제헌절은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이후 정치권에선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 움직임이 꾸준히 있었다. 국회입법조사처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 필요성과 주요 논점’ 보고서에 따르면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하자는 법안은 여야를 막론하고 17건이 발의됐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만 7건이 발의됐지만,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계류돼있다.

1948년 5월31일 신생 대한민국의 헌법 제정을 위해 소집된 제헌국회 개원식에서 이승만 당시 국회의장(왼쪽 상단)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헌절이 공휴일에서 제외됐던 이유인 기업 부담, 노동생산성 문제 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공휴일을 확대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관공서 공휴일이 적용되는 근로자와 그렇지 않은 근로자 간의 ‘휴일 양극화’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헌절이 다시 공휴일로 재지정 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은 이번 정부 들어 어느 때보다 높다.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며 헌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아졌고, 현 정부 역시 노동시간 감축 기조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올해는 힘들더라도, 제헌절이 곧 공휴일 지위를 되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제헌절이 공휴일로 재지정 될 경우 앞서 22년 만에 ‘빨간 날’로 부활한 한글날의 전철을 밟게 된다. 국경일인 한글날 역시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가 2013년 재지정된 바 있다. 

 

양수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는 “민주주의 근간이 된 법치국가의 모법을 제정한 날은 헌법수호의 필요성에 비추어볼 때 그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고 국경일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에 대한 여론을 충분히 수렴·공론화하여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도록 적극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성경 '심쿵'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
  • 임윤아 '심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