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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압수수색당한 전직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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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05 22:59:47 수정 : 2025-08-05 22:59:46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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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찰국 검찰과는 검찰 인사·예산을 총괄한다. 그래서 부장검사가 맡는 검찰과장 보직은 예로부터 ‘검찰 황태자’로 통했다. 2014년 1월 법무부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26기의 선두 주자로 꼽히던 심우정 부장검사가 검찰과장에 발탁됐다. 당시 그의 직속상관인 검찰국장이 김주현 검사장이다. 두 사람은 훗날 윤석열정부에서 각각 검찰총장, 대통령실 민정수석으로 재회하게 된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형사1부는 중앙지검 모든 부서 중 서열이 가장 높아 ‘수석부’로 불린다. 오랫동안 법무부·검찰은 법무부 검찰과장을 지낸 부장검사가 그다음 인사 때 중앙지검 형사1부로 옮기는 관행을 유지해왔다. 자연히 심 과장도 2015년 2월 인사에서 중앙지검 형사1부장 발령을 받았다. 그리고 2017년 8월까지 2년 6개월가량 그 자리에 머물며 중앙지검 박성재, 윤석열 검사장을 보필했다. 2024년 9월 그가 검찰총장이 됐을 때 박 검사장은 법무부 장관, 윤 검사장은 대통령이었다. 참으로 얄궂은 운명이 아닌가.

세상 어느 조직이든 전관예우가 있기 마련인데, 선후배 간에 위계질서가 엄격한 검찰은 더더욱 그렇다. 심 총장의 경우 과거 검사장, 국장 등 직속상관으로 모신 이들이 대통령, 법무장관, 민정수석으로 있는 상황에서 검찰 조직을 이끌게 되었으니 마음고생이 여간 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각에선 그가 검찰 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나, 실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업무 환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 스스로 물러난 심 전 총장 이름이 느닷없이 신문지상에 소환됐다. 해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그제 심 전 총장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했기 때문이다. 그가 법무차관으로 재직하던 2024년 3월 주호주 대사로 임명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에 부당하게 관여한 의혹 때문이라고 한다. 얼마 전까지 그의 지휘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을 검찰 구성원들이 심한 자괴감을 느낄 것 같다.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의 처지를 두고 흔히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고 말하곤 한다. 이쯤 되면 ‘극한 직업’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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