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칭찬의 수식어’가 늘 편하지만은 않다. 배우 차태현이 ‘국민 남편’ ‘국민 첫사랑’ 수식어에 따른 부담을 털어놨다. 그는 언제부터 그런 호칭이 굳어졌는지 되짚으며, 사소한 에피소드가 과장돼 퍼진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2일 방송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게스트로 출연한 차태현을 향해 방송인 이상민은 “국민 남편, 국민 아빠, 국민 첫사랑, 국민 호감, 국민 순정남 온갖 좋은 타이틀 이미 다 갖고 있다. 이 중에서 뭐가 가장 과대포장이라고 생각하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차태현은 “전부 다 과대포장됐다. 많이 괴로웠다. 아내도 TV 보면서 이런 얘기 나올 때 ‘너도 참 힘들겠다’고 말한다”며 “특히 ‘국민 첫사랑’ 관련한 것들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냥 첫사랑이랑 결혼했을 뿐인데 그게 추앙받을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자상한 아빠 평판에 대해선 “그게 좀 너무 과하다. 사람마다 사연들이 있지 않나”라고 운을 뗐다. 그는 아기 때 큰아들 수찬이가 잠에 예민해 “2시간을 안아줘야 했고, 자동 바운서에선 안 잤다”고 말하며 “가장 잘 자던 곳이 유모차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침형 인간이고, 아내는 아침잠이 많다. 그래서 산책 겸 유모차를 끌고 아침마다 돌아다닌 거다. 유모차에서 수찬이가 잘 자니까 그게 편해서 산책한 건데 동네에 소문이 났다”고 덧붙이며 이미지가 형성된 과정을 설명했다.
차태현은 “배우들은 바쁠 때는 집에 들어올 시간도 없을 만큼 엄청 바쁘지만 일이 없을 때는 정말 통으로 빈다. 그때 산책 좀 한 거다”라며 “주민들이 어쩌다 3일 연속으로 보면 자상한 남편이 되는 거다”라고 과대포장 현실을 짚었다. 칭찬처럼 붙은 ‘국민’ 수식어가 일상의 단편에서 비롯된 오해였다는 취지로 답답함을 드러냈다.

차태현은 이미지와 다르게 아내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3일 동안 잠수를 탔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 산후조리원이 외부인 출입이 어려웠던 곳이고 가족들도 출입을 제한했다”면서 “남편은 들어갈 수 있었는데 아내가 오지 말라고 하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결혼을 처음 하고, 애를 처음 낳아서 그래도 가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오지 말래서 안 갔는데 내가 3일이나 안 갔나 보더라”라며 “아내가 이틀 정도는 참았는데 3일째 되니까 화가 난 거다. 아내들의 언어가 너무 힘들다. 그냥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현실 남편의 고충을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차태현은 첫사랑과 결혼한 대표적인 스타로 항상 거론된다. 그는 과거 여러 예능에서 “지금까지 사귀어 본 여자는 아내밖에 없다. 고1 때 처음 만난 아내와 고2 때부터 교제를 했다”고 밝혔다.
연애 기간이 길었던 만큼 위기도 있었다고 했다. 차태현은 “결혼을 30세에 하기로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그때쯤 일이 잘 안 풀리더라. 작품 하나를 히트치고 결혼하고 싶어 미뤘는데, 기다리다 지친 아내가 이별을 통보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촬영을 접고 아내에게 갔었다고 말하며 “그때 안 가면 끝이었다. 어떻게든 가서 사과를 했어야 했다. 집안일 있다 하고 제주도에 갔다”고 덧붙였다.

13년의 연애 끝에 2006년 첫사랑과 결혼한 차태현은 2007년 첫아들 수찬 군을 품에 안았다. 이어 2011년과 2013년 각각 딸 태은 양, 수진 양을 얻어 세 아이의 아빠가 됐다.
다만 그가 ‘과대포장’이라 선을 그었지만, 방송과 주변 증언은 이른바 ‘자상한 남편·아빠’라는 평가가 형성된 배경을 보여준다. KBS2 ‘1박 2일’ 가족여행 특집을 맡았던 유호진 PD는 “차태현은 평소에도 육아에 관심이 많고 아이들과 유대가 끈끈하다”며 자녀 공개가 “어려운 결심”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차태현이 지갑에 아내가 쓴 연애편지를 넣고 다닌다는 일화 등 가족애가 묻어나는 장면도 여러 예능에서 반복 포착됐다. 결국 평소의 일상이 오랜 시간 누적돼 지금의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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