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중국인 건강보험 재정 ‘먹튀’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이 펼쳐졌다. 국민의힘은 부정수급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혐중을 조장한다”고 반박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흑자 상태”라고 밝혔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중국인이 2만원이 안 되는 건보료를 내고 7000만원에 육박하는 혜택을 받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보험료는 국민이 내고 혜택은 외국인이 가로챈다는 말이 있다”며 정 장관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전체 외국인의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흑자 상태”라며 “중국도 과거에는 적자가 일부 있었지만 지난해는 55억원 정도 흑자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개호 의원은 “(중국인 건보 먹튀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정확한 정보를 정부가 국민에게 잘 알려 오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은 건보료를 부정으로 수급하는 중국인이 많다고 언급하며 반발했다. 최 의원은 “중국인 부정수급자가 2023년 8856명에서 2024년에는 1만 2000명으로 35% 이상 증가했다”며 “중국인 건강보험 누적 적자가 2016년 이후 8년간 4738억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정수급의 99%가 자격 상실된 이후에도 급여를 이용한 사례로 부정수급자의 70.7%가 중국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장관은 이런 지적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며 반박했다. 정 장관은 “부정수급의 99.5%는 사업장을 퇴사했을 때 사업주가 신고를 늦게 하는 바람에 발생한 문제다. 이용자의 부정수급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제도개선을 통해 보완할 예정”이라 했다. 그러면서 “중국인이 부정수급이 많다는 것은 보험 가입자 숫자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며 “비율로는 다른 국적보다는 조금 낮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혐중·반중 시위가 커지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중국인의 의료, 선거, 부동산 ‘3대 쇼핑’ 방지법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문제는 내용이 팩트(사실)가 아니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건강보험 관련해 혐중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다”며 “국민의힘 공식 입장은 상호주의”라고 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재외국민을 제외한 외국인 가입자의 건강보험 재정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흑자 규모는 94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인의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2017년 1108억 원 적자에서 2018년 1509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으나, 작년에는 5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 필요한 체류 기간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나는 등 수급 기준이 강화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의 성과라고 이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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