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하락에도 월세 상승세, 강남→외곽으로 확산…서민 부담 심화
서울 원룸 시장이 ‘월세 100만원 시대’에 진입했다.
전세금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월세는 오히려 상승하는 ‘역전세-월세 동반 상승’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구를 비롯한 도심 지역의 월세 급등이 중랑·광진 등 외곽 지역으로 번지며, 서울 전역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강남 원룸 월세, 100만원 ‘돌파’…평균 월세도 석 달 연속 상승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전용면적 33㎡ 이하 연립·다세대 원룸의 평균 월세는 72만원으로 나타났다.
전월(70만원)보다 3.6% 오른 수치다. 반면 평균 전세보증금은 2억1486만원으로 1.1% 하락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9곳이 평균보다 높은 월세를 기록했다.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98만원)으로,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월세가 서울 평균보다 26만원 높았다. 6월 이후 4개월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뒤이어 △중랑구(84만원) △광진구(81만원) △서초구(80만원) △용산구(78만원) △금천구(76만원) △성동구·중구(75만원) △양천구(74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세 시장에서는 서초구가 2억8617만원으로 2개월째 서울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강남·마포·용산 등 10개 구가 평균을 웃돌았다.
◆외곽 지역까지 ‘임대료 인상’ 확산…“구로·광진·중랑 급등 눈에 띄어”
월세 상승 폭이 가장 큰 지역은 구로구였다.
한 달 새 25.1%(14만원) 올라 71만원을 기록했다. 중랑구와 광진구도 전세보증금은 줄었지만 월세는 각각 17%, 9% 상승했다.
중랑구의 월세는 72만원에서 84만원으로, 광진구는 75만원에서 81만원으로 뛰었다.
이처럼 강남 중심의 월세 상승세가 ‘비(非)도심’ 지역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신축 원룸 위주로 월세 단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역세권이나 대학가 인근은 문의가 몰리며 호가가 한 달 새 10만~20만원씩 뛰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전세불신·금리영향 복합 작용”…월세 전환 가속화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전세 불신’과 ‘금리 환경’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한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승과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선호가 확대되면서 월세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향 안정화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 인상기 이후 월세 수익률을 높이려는 임대인의 기대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전세금이 내려도 월세는 오르는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1인 가구 타격”…생활비·소비 위축 우려
서울 원룸 시장은 청년층·1인 가구 중심의 실수요 시장이다.
전세보다 초기 자금 부담이 적지만, 월세 상승은 곧바로 생활비 압박으로 이어진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월세 상승은 임차인의 가처분소득을 줄여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면 내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뿐 아니라 강북 지역에서도 관리비를 제외한 월세가 80만원대에 이르는 매물이 늘고 있다”며 “체감상 서울은 이미 ‘월세 100만원 시대’에 들어섰다”고 했다.
◆“민간 의존 구조가 문제”…공공임대·청년주거 정책 시급
전문가들은 이번 임대료 급등을 단순한 시장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본다.
서울의 소형 임대 시장은 공공임대나 청년주거 지원책이 충분히 받쳐주지 못하면서 민간 시장의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금리 상승, 공급 부족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안정과 신규 공급 확대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서울 원룸 평균 월세는 이제 ‘70만원대 중반’을 넘어 ‘100만원 시대’를 향하고 있다.
전세의 퇴조, 월세 중심 시장의 고착화가 본격화하면서 임차인들의 부담은 점점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이제는 강남뿐 아니라 서울 전역이 비슷하다. 보증금을 낮추면 월세가 오르고, 월세를 낮추면 보증금이 높다.”
한 부동산 전문가의 이 말은, 서울 주거 현실의 냉정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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