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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번영·문화' 3대축 중동 외교전략…베일벗은 '카이로구상'

입력 : 2025-11-21 01:28:30 수정 : 2025-11-21 01: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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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대학 강연서 'SHINE 이니셔티브' 제안…구체적 미래비전 제시
新성장동력 창출 위해 외교 다변화…'한반도 평화' 지지 넓히기

이재명 대통령이 마련한 '대(對) 중동 외교 구상'이 20일(현지시간) 윤곽을 드러냈다.

이집트 공식 방문 중인 이날 카이로 대학에서 진행된 연설을 통해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전격 제안하면서다.

'SHINE'에서 S는 안정(Stability), H는 조화(Harmony), I는 혁신(Innovation), N은 네트워크(Network), E는 교육(Education)을 각각 의미한다.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카이로대학에서 '함께 여는 빛나는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 평화·번영·문화, 韓-중동 미래 협력 비전의 뼈대

이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한국과 중동의 협력 지향점을 세 가지 큰 틀로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교류를 늘리자고 막연하게 목소리만 높이는 것보다는 명확한 목표 지점을 제시하는 게 관계 개선의 동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읽을 수 있다.

우선 평화 영역에 있어서, 이 대통령은 "안정과 조화(stability and harmony)에 기반한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와 중동 모두 지정학적으로 안보상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평화와 안정에 대한 절실함에 양측이 깊은 공감대를 이룰 수 있으리라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에는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뜻"이라며 "전쟁의 포화를 겪은 대한민국 국민은 분쟁으로 위협받는 이들의 눈물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중동이 함께 할) 평화의 여정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고 강조했다.

번영을 위한 전략에 있어서는 혁신(Innovation)을 키워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중동과) 에너지·건설 분야 협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수소 등 미래 혁신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첨단산업과 미래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신성장동력 창출에 힘을 모으면서, 양측이 장기간 '윈윈' 할 수 있는 협력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문화 분야에 있어서는 "네트워크(Network)와 교육(Education)으로 교류와 협력의 외연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최근 중동에서 K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문화에 기반한 인적교류를 확대해 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아가 젊은 세대 간 교육 프로그램 교류를 늘려 문화 협력의 지속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간 교류야말로 가장 빠르고 강한 연결고리"라며 "한강의 기적과 나일강의 기적을 하나로 잇고 세계를 향해 도약할 미래의 주인공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청년들)"이라고 말했다.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카이로대학교에서 '함께 여는 빛나는 미래'라는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 무역질서 재편 속 외교 다변화 모색…한반도 평화 지지 확보

이처럼 이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대(對)중동 전략인 '카이로 구상'을 마련한 배경에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 속에 외교 다변화 및 이를 통한 새 시장 개척에 대한 절실함이 반영돼 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한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날로 치열해지는 무역전쟁 속에 '경제동맹'의 폭을 넓히는 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동 지역과 관계를 두텁게 하는 것은 한국 경제에 활력을 공급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이번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과 관련해 "국익중심 실용 외교를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 지역으로 다각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적 지지 기반을 넓혀가겠다는 생각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집트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고, 한반도 역시 열강의 각축이 벌어지던 곳"이라며 "평화에 대한 오랜 열망의 역사 앞에서 양국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동 역시 잦은 분쟁 지역이라는 점에서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단단한 연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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