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을 앞두고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유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동네 소아청소년과 외래에는 새벽부터 진료 순번을 받기 위한 부모들의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학교 현장에서는 독감으로 결석하는 학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6주만에 8배…곡선 아닌 ‘수직 상승’
23일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46주차(11월 9~15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50.7명) 대비 30% 넘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42주차 7.9명에서 불과 4주 만에 8배 이상 폭증했다.
작년 동기간(4.6명)과 비교하면 14배 급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단순 유행이 아니라 이미 확산 단계”라고 경고한다.
연령별로 보면 1000명당 의심 환자는 △7~12세 170.4명 △13~18세 112.6명으로 학령기 아동·청소년에 집중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교실, 돌봄센터, 학원 등 집단 생활 공간이 전파 중심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학교·병원 모두 “이례적 분위기”
학교 현장에서는 아이가 아파도 결석하면 손해라는 분위기가 감염 확산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교육청에 따르면 일부 학교에서는 한 반 절반 이상이 독감으로 빠진 사례도 등장했다.
의료기관 상황도 심상치 않다.
소아청소년과 외래는 하루 내내 대기 인원이 줄지 않고, 야간 응급실에도 고열·구토·기력저하로 내원하는 아이들이 몰리고 있다.
46주 기준 의원급 독감 검출률은 19.0% → 36.9%(2주 만에 거의 두 배)로 뛰었다. 병원 입원 건수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왜 올해는 더 심한가…전문가들의 3가지 ‘공통 진단’
우선 면역 공백 효과다. 지난 2~3년간 코로나 방역으로 인플루엔자 노출이 줄며, 집단 면역 형성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실내 밀집 생활 조기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로 실내 활동과 환기 부족이 겹쳤다.
전파력 높은 바이러스 우세 가능성도 있다. 아직 특정 변이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검출률의 급등 속도를 근거로 전파력 강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감염은 이미 시작됐다”…이제 중요한 건 ‘속도 조절’
전문가들은 모두 “정점이 평년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즉 12월 초·중순이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가정 내 예방접종 여부 점검 △증상 시 즉시 등교·등원 중지 △마스크 재착용 △교실 환기 의무화 등의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위험군은 영유아, 천식·심장병·면역저하 환아, 미접종 아동이다.
전문가들은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탈수 징후가 보이면 즉시 응급실 방문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14배 증가라는 건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활발하다는 뜻“이라며 “7~12세 전파 속도가 폭발적이다. 가정에서도 초기 증상 놓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출률과 입원수 증가가 동시에 나타난 건 심상치 않은 신호”라며 “진료 대기 폭증은 체감 이상으로 실제 수요가 많은 것이다. 증상 있으면 등교 중지, 지금은 이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감은 아동 질병이 아닌 사회 시스템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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