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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韓, 고래싸움에 낀 새우… 강대국 중재자로 활동폭 넓혀야” [李. 튀르키예 국빈방문]

입력 : 2025-11-24 18:49:31 수정 : 2025-11-24 18:57:09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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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간담회서 밝힌 실용외교

中·日 갈등국면에 냉철한 대응 강조
“韓·中관계 정상화 기반은 한·미동맹
中에 명확히 하며 협력강화 의지 전달”
대통령실, 연내 정상회담 기대도 밝혀

日과도 균형 맞춰 비공식 약식회담
“추가적 갈등·위협요인 없다고 설명
셔틀외교 지속, 협력분야 집중키로”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순방 기내간담회에서 이재명정부의 ‘국익중심 실용외교’ 전략 구상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전시작전권 회복을 포함한 자주국방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 필요성도 분명히 했다.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중국과 일본의 갈등 국면에서 한국의 기본적인 입장을 설명하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G20서 다시 만난 한·일 정상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비공식 약식 회담 도중 손을 맞잡으며 활짝 웃고 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정치인들의 역할일 것”이라며 “양국이 협력 가능한 분야에 집중하면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중동 ·아프리카 순방의 마지막 목적지 튀르키예로 향하는 기내간담회에서, 이르면 연내에 있을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 “미국 측에도 얘기하는 것이고, 중국 정부에도 명확하게 얘기하는 것이지만 대한민국의 외교의 기본적 원칙은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는 안정적으로 잘 관리한다라는 것”이라면서 “근본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핵심은 역시 대한민국의 군사 안보 각 영역에서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전시작전지휘권을 회복하는 문제도 그렇고, 핵추진잠수함을 건조를 하는 문제도 그렇고, 중국과의 경제협력, 또는 민간교류 확대도 대한민국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동맹을 우선하지만 전작권 환수, 핵잠 도입 등을 통해 자주국방 능력을 제고하고, 경제 분야 등에서 중국과의 협력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갈등관계 상황에서 한국의 처지를 ‘고래 싸움에 낀 새우’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언제나 대륙과 해양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양팔을 잡아 동시에 잡아당기는, 또는 중간에 낀 새우 신세가 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또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양쪽의 입장을 적절히 조정, 중재하면서 우리의 활동 폭을 얼마든지 넓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사적으로 보면 반도 국가들이 두 가지 길을 간다. 크게 융성하거나, 아니면 갈가리 찢겨지거나. 우리 대한민국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며 “격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가 하기에 따라 우리가 힘을 축적하고, 주체적으로 잘 판단하고, 자율성을 극대화하고, 국익 중심으로 힘들 때 잘 견뎌내고, 또 양쪽 입장을 잘 활용하면 우리의 외교지평이 오히려 확 넓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뉴시스

이 대통령은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을 적절하게 견제하고 싶어한다”면서 “또 한편으로는 견제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협력할 분야를 찾아서 적극적으로 협력을 하고 있는 게 또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를 일도양단식으로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전부 아니면 전무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결국은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및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각각 회동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등으로 중·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이재명정부의 실용외교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기내간담회에서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지켜보고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국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약간 무리하기는 했는데, 중국 총리하고 면담도 하고, 또 거기에 맞춰서 일본 측에도 특별히 요청해 일본 측과 균형을 맞춰서 또 정상회담도 간략하게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두 정상회담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입장을 충실하게 잘 설명했고, 곡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잘 협의했다”면서 “지금 한국 입장에서는 크게 어떤 위협 요인이 생기거나, 또는 갈등 요소가 추가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튀르키예 앙카라로 출발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인사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뉴시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회동에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계기 양자 회담에 이어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된 데 대해 반가움을 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협력 가능한 분야에 집중하면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양 정상은 한·일 간 셔틀외교를 지속해 나가면서 경제, 안보 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더욱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리 총리와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각별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하고 베이징에서 이른 시일 내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리 총리는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이 성공적이었다며 “양국 간 여러 현안에 대한 호혜적 협력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중국을 답방하고 관계 정상화를 포함한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갈등을 겪는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과 경쟁·갈등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까지 고려한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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