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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날씨 전합니다”…장애인 댄스스포츠 선수의 울림 있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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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04 09:38:56 수정 : 2025-12-04 14:49:23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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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9’에서 일일 기상캐스터로
‘웨어러블 로봇’ 도움…‘공존’ 사회로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댄스스포츠 1위 출신 국가대표 채수민씨가 지난 3일 KBS 뉴스9에서 ‘웨어러블(Wearable)’ 로봇의 도움을 받아 일일 기상캐스터로 등장해 날씨를 예보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세계 장애인의 날인 지난 3일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댄스스포츠 1위 출신 국가대표 채수민씨가 ‘웨어러블(Wearable)’ 로봇의 도움을 받아 KBS 9시 뉴스 일일 기상캐스터로 등장했다.

 

이날 채씨는 방송에서 “내일 아침 서울은 영하 9도까지 떨어지겠습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중부 지방에 첫눈이 내린다는 예보, 전국 주요 지역의 아침과 낮 기온, 주간 날씨 등을 정확히 전달했다. 그는 스물한 살 때 사고로 장애를 얻었지만 전공을 살린 댄스스포츠 도전으로 국가대표에까지 오른 강한 의지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이번 출연은 방송이라는 공적 무대에서 ‘움직임의 자유’를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에서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의 도움이 컸다는 점도 주목된다. 신체 균형 유지와 보행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은 보행 보조와 이동 보조를 목적으로 하며, 병원이나 재활 센터에서나 가능한 보조가 아니라 일상에서 실제로 기능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채씨가 착용한 웨어러블 로봇 제작사인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현동진 상무는 KBS에 신체적으로 조금 불리한 조건이 있는 사람도 사회 속에서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는 취지로 밝혔다. 채씨도 “모두가 편한 세상이 되기 위한 발판으로 이번 도전을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채씨의 기상캐스터 출연은 사회 변화의 작은 출발점이라는 의미도 있다. 방송이라는 대중 매체 속에서 웨어러블 로봇이 장애 극복을 위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사회 참여를 위한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이 개발됐으며 완성도와 실용성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연구실 내 시연이나 재활 병원의 치료 보조용에서 나아가 고령자 보조, 산업현장 보조, 일상생활 지원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장애인·고령자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는 기술로도 평가된다.

 

2021년 6월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등장한 ‘위로보틱스’는 보행 보조와 특수작업 환경에서의 이동 개선을 위해 지난해 입는 로봇 ‘윔(WIM)’을 출시한 데 이어 1년 만인 올해 4월에는 ‘윔S’를 선보였다. 회사는 재활 치료·시니어 헬스케어·산업현장 작업 보조 등 다양한 분야 실사용 확대를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웨어러블 로봇을 둘러싼 과제도 많다. 제품 가격이 비교적 높은 편이고 착용과 유지에 필요한 비용과 편의성, 보급 체계도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시장 확대, 정부와 민간의 관심이 맞물리면 웨어러블 로봇은 일부의 전유물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열려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될 수 있다”며 “채수민씨의 일일 기상캐스터 출연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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