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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꺾은 유승민 ‘언더독의 반란’… 정몽규는 ‘재신임’ [되돌아본 2025 K스포츠]

입력 : 2025-12-29 20:40:00 수정 : 2025-12-29 21:20:33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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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체육계 두 수장의 명암

유, 단일화 실패·조직 열세에도
3선 노린 이 제치고 당선 ‘파란’
근면함 앞세운 표심 공략 주효

정, 불투명한 운영 등 논란 불구
압도적인 지지 속에 4연임 성공
대표팀 향한 싸늘한 팬심 과제

스포츠에서는 확률 100%란 없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상황은 뒤집어질 수 있다. 스포츠의 가장 큰 묘미인 ‘예측 불가능성’은 약팀이 강팀을 꺾는 ‘언더독의 반란’과 결합되면 감동은 극대화된다. 2025년 한국 스포츠에서 가장 큰 언더독의 반란은 대한체육회 수장을 뽑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나왔다.

지난 1월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3선을 노렸던 이기흥 당시 회장을 꺾고 ‘탁구 영웅’ 유승민 후보가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 대한체육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유 후보와 이 전 회장을 비롯해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총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 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를 합쳐 6명이 출마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전 회장은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갈등을 겪고 있었고, 문체부는 이 전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한 비위 여부 점검 결과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의 사유로 이 전 회장 등을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펼쳐진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2016년 10월부터 체육회를 이끌어 온 이 전 회장의 3선을 막겠다며 ‘반(反)이기흥’의 기치를 내세운 후보 단일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단일화가 실패하면서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강고한 조직표를 앞세운 이 전 회장의 우세가 점쳐졌다. 그러나 개표 결과 대이변이 일어났다. 유 후보가 총투표수 1209표 중 417표를 획득해 이 전 회장(379표)을 제치고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올랐다.

유 회장은 현역 시절 ‘기적의 사나이’로 불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상대전적 6전6패의 왕하오를 만나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탁구 역사상 최고의 쾌거를 이룩해낸 바 있다.

그때의 쾌거처럼 유 후보는 언더독이란 평가 속에서도 ‘체육계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특유의 근면함을 앞세워 바닥 표심을 공략한 끝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과 201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당선 못지않은 기적 같은 반전을 연출해냈다.

유 회장이 지난 2월 말 공식 취임한 뒤 체육회는 전임 회장 시절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던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장의 입김이 들어갈 수 없도록 위원회 구성 방식을 바꾸고 스포츠개혁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체육계 혁신 행보에 나섰다.

회장을 포함한 임원의 3연임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도록 정관을 개정했으며, 지난달엔 직선제와 모바일·온라인 투표를 도입하는 선거 제도 개선안, 연임 제한을 1회로 두는 등 각종 체육계 개혁을 이끌고 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논란과 비리 의혹이 컸던 이 전 회장을 끌어낸 반면 지난 2월26일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선 정몽규 현 회장이 압도적인 지지 속에 4선에 성공했다. 정 회장에 대해선 축구계 안팎으로 많은 비판이 있었다. 2023년 승부조작 축구인들에 대한 기습 사면 및 번복을 비롯해 3년간 야인으로 지내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을 졸속으로 선임했다. 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불공정 논란, 불투명한 축구협회 운영으로 문체부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축구계는 정 회장을 또다시 수장으로 선택했다. 전체 투표인단 192표 중 183표의 유효 투표가 집계됐고 정 회장이 156표를 득표해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2029년 초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논란 속에 정 회장이 4연임에 성공하자 팬들은 대표팀 경기 때마다 끊임없이 “정몽규 나가”를 외치고 있다. 싸늘하게 돌아선 팬심은 관중 수치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평가전에는 2만2206명의 관중만 입장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3만 관중을 모으지 못한 것은 2015년 10월 자메이카전(2만8105명) 이후 10년 만이었다. 11월 대전 볼리비아전(3만3852명), 서울 가나전(3만3256명)에서도 흥행에 실패하며 대표팀 전체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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