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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2% 붕괴 막아라”…반도체·방산 키우고 30조 ‘국민성장펀드’ 투입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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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12 06:33:34 수정 : 2026-01-12 06:33:34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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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2023년)→2.0%(2024년)→1.9%(2025년)’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1월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성장률로, 한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한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역시 3년 만에 감소, 3만6107달러로 추산됐다. 저성장과 고환율이라는 이중고에 22년 만에 대만(3만8748달러)에 추월당한 것이다. 

이처럼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성장세를 반등시키기 위해 정부가 올해 세계 반도체 2강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 방산·바이오 등 신성장엔진 육성에 나선다. 또 3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지원에 착수하는 한편 국내주식 장기투자 촉진을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신설한다. 다만, 잠재성장률 반등에 연금·노동 등 구조개혁이 필수적임에도 이 부분에 대한 청사진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은 점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6 경제성장전략’

 

12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9일 제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은 잠재성장률 반등에 방점이 찍혔다. 정부는 우선 ‘반도체+α’ 전략산업 육성으로 성장 동력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반도체 제조와 팹리스 부문에서 K반도체가 세계 2강에 들기 위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올해 4분기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2027~2031년)을 수립한다. 방산 4대 강국 도약에 나서는 한편 바이오 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방산·원전 등 국가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한 대규모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전략수출금융기금도 상반기 신설한다. 정부는 차세대 전력반도체와 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화물창)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기로 했다.

 

투자 자금의 흐름을 국내로 돌리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국내주식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생산적 금융 ISA’가 신설된다. 국내 주식·펀드, 국민성장펀드 및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투자용 ISA를 만들어 세제혜택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생산적 금융 ISA는 청년형(만 19~34세) ISA와 국민성장 ISA로 나뉜다. 청년형 ISA는 총급여 7500만원 이하 청년에 이자·배당소득 과세특례 및 납입금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국민성장 ISA의 경우 기존 ISA(비과세 200만원, 초과분 9.9% 분리과세) 대비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다. 기존 ISA 가입자들도 중복 가입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총 3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지원에도 착수한다. 이와 관련 올해 3분기 중 6000억원 규모의 국민참여형펀드가 출시된다. 정부가 손실의 20%까지 책임지고, 장기투자시 투자금액 소득공제 및 배당소득 저율 분리과세 된다. 기업의 국내 생산 확대를 위해 올해 7월 국내생산촉진세제도 도입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2.0%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1.0%) 대비 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의 예측치(1.8%)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 호황과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주요 기관들은 글로벌 반도체 매출 증가율을 20∼30%로 봤지만, 최근에는 40∼70%까지 상향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수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전망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정부의 확장재정에 힘입어 올해 1.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성장률을 갉아먹은 건설투자는 올해 플러스(2.4%) 전환이 예상됐다.

 

다만, 고환율에 따른 먹거리 물가 불안, 청년 고용시장 위축 등은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의 경제성장전략 관련 “정책의 방향성 못지 않게 신속한 실행이 중요한 만큼 속도감 있게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투자 규모 확충만으로 잠재성장률이 반등할 수 없다며 각종 구조개혁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잠재성장률은 일반적으로 돈이 부족해서 안 되는 게 아니다. 생산성이 중요하다”면서 “생산성 향상에는 사회나 복지 관련 구조개혁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금 관련 모수개혁을 했지만 구조개혁 부분이 남아있고, 노동시장도 정년 연장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나와야 한다”면서 “이런 부분을 2년차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 양구군 파로호에 위치한 인공습지 ‘한반도섬’을 드론으로 포착한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전국 5극·3특으로 전환

 

정부의 경제성장전략에는 지역 간 격차 확대 등으로 심화하고 있는 양극화 해소 방안이 두루 담겼다. ‘5극3특’의 성장엔진을 발굴하고, 소상공인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생활형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1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균형성장과 양극화 극복 과제로 지방주도성장이 첫손에 제시됐다. 우선 지방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수도권 1극 체제를 이른바 5극3특 체제로 전환한다. 5극3특은 5개 초광역권(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과 3개 특별자치도(강원·전북·제주)로 재편하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이다. 5극3특의 성장엔진과 연계한 메가특구를 도입하고, 인공지능 전환(AX) 프로젝트를 확산시킨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산단에 창업하는 기업에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10년간 100%, 5년간 50%를 감면해주는 등의 파격적인 세제지원을 제공한다. 아동수당 등 재정사업의 지역별 차등 지원을 확대하고, 7월 중에는 지역별 세제지원 차등화 방안도 마련한다.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도 담겼다. 대·중소기업의 대미 투자프로젝트 동반진출 지원 규모를 현행 ‘3년간 최대 10억원’에서 ‘3년간 최대 20억원’으로 2배 늘리고, 200억원 보증도 연계한다. 생활형 R&D를 통해 소상공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생산성 제고에도 나선다. 지역대표음식에는 레시피 개발을, 고기굽기 관련 인공지능(AI) 로봇 요리를 활용하는 등 ‘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지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경제대도약의 기반을 다지는 세부 정책과제로는 한국형 국부펀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초기 자본금을 20조원 규모로 조성한다.

 

출자 대상 공공기관이나 투자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넥슨 창업자 고 김정주 회장이 별세하면서 유족들이 정부에 물납한 NXC 주식 약 4조7000억원 중 세외수입(1조원)을 제외한 3조7000억원을 국부펀드에 넘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로드맵도 함께 발표됐다. MSCI 선진국 지수는 글로벌 펀드자금이 벤치마크로 추종하는 규모가 가장 큰 지수로, 편입되면 글로벌 자금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국내 중개회사의 중개 시스템을 24시간 운영해 거래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외환시장의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다. 역외 시장의 원화 결제 기반도 도입한다.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이를 통해 원화를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역외 원화 결제 기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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