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지수’ 코스피 5000 달성에 이어 코스닥도 ‘1000’ 고지를 넘어설 수 있을까. 코스닥 지수가 23일 990선으로 단숨에 뛰어오르면서 시장에서 ‘천스닥’ 달성도 멀지 않았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코스닥이 만성적 부진을 근본적으로 극복하려면 부실 기업 퇴출과 상장사 투명성 강화, 기관 투자가 비중 확대 등 시장 혁신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코스닥 지수는 바이오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 거래일(970.35)보다 23.58포인트(2.43%) 상승한 993.93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2년 1월 7일(995.16)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다. 천스닥까지는 6포인트 남짓 남은 셈이다.
지난달 910∼930선을 오가다 12월 30일 925.47로 한 해를 마감한 코스닥은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945.57로 뛰어올랐다. 이어 940∼95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20일 976.37로 상승했고 21일 잠시 주춤하다 22일 970.35를 기록한 데 이어 23일에는 990선까지 도약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오천피에 이어 천스닥 시대가 코 앞’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부응하듯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특별위원회는 22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다음 목표로 코스닥 3000을 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은 출범 이후 상장기업 수가 대폭 늘며 외형이 커졌으나 시장 신뢰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코스닥 상장기업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1731개로 20년 전인 2005년(917개)보다 89% 늘었다. 그러나 네이버·카카오·셀트리온 등 코스닥에서 성장한 우량주는 코스피로 옮겨갔고, 코스닥에서는 걸핏하면 주가 조작, 무자본 인수합병(M&A) 등 일반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기관투자자의 참여도 저조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1996년 7월 1000포인트로 출발한 코스닥은 여전히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혁신·벤처의 요람이자 모험자본 생태계 역할을 하려면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이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진행한 시장참여자·유관기관 간담회에서는 “다산소사를 다산다사 구조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장 기업수는 많고 퇴출은 적은 구조를 바꾸려면 상장심사·폐지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상폐 심사 인력·조직을 늘리고,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핵심기술을 포기하고 다른 사업을 하는 경우를 상폐 사유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엄정 대처도 주문된다. 코스닥은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다보니 적은 자금으로 주가 조작이 가능한 취약한 구조다. 무자본 M&A 세력의 먹잇감이 되기도 쉽다.
코스피 기업 위주인 증권사 분석보고서를 코스닥으로 확대하고 부실공시를 걸러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투자자가 절대 다수인 시장 구조를 바꾸는 것도 과제다. 2024년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의 거래액 규모는 1624조원에 달한 반면 기관투자자는 94조원에 그쳤다. 반면 코스피에서는 개인과 기관의 거래액이 각각 1399조원·477조원이었다.
앞서 지난달 정부는 코스닥 본부의 자율성·경쟁력 강화, 상장폐지 재설계, 기관투자자 진입여건 조성, 투자자 보호 강화 네 가지를 축으로 하는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인공지능(AI) 등 혁신산업 생태계가 제대로 조성되기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우리 기업의 성장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만큼 ‘코스닥 밸류업’에 올해 강한 정책 동력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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