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주는 멈출 기미가 없다. 트럼프는 어제 국정연설에서 “관세는 다른 법률에 근거해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새 관세 부과는) 기존보다 더 강력한 해결책들이 준비돼 있다”고 했다. 무역상대국을 향해서도 “더 안 좋은 새로운 합의를 할 법적 권한이 있다” “어떤 나라든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치려’ 한다면 더 높은 관세와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미 정부는 이미 무역법 122조를 동원해 10%의 글로벌 관세를 발효했고 조만간 15%까지 올릴 태세다. 이도 모자라 더 센 보복·품목관세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건 무역법 301조다. 301조는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조사를 거쳐 국가별 관세를 정할 수 있는데 세율상한이 없어 위험천만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미 브라질과 중국에 대해 301조 조사에 착수했고 아시아 여러 국가도 포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쿠팡의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의 개인정보 유출 수사와 제재를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행위라며 USTR에 조사까지 요청했다. 트럼프 정부가 쿠팡 문제에다 디지털 규제 등 비관세장벽까지 걸어서 보복관세를 물리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정부는 쿠팡 조사와 법적 제재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는 점을 미 정부와 의회에 설득하고 301조 조사가 발동되지 않도록 외교·정책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글로벌 관세와 별개로 ‘국가안보’를 명분 삼은 품목관세의 압박도 거세다. 외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배터리와 전력망, 통신장비 등 6대 산업에 새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이 대거 포함된 만큼 추가관세가 현실화하면 대미 수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우리로서는 기존 관세합의보다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한국은 대미 흑자 11위국인 데다 핵추진잠수함 등 안보 현안까지 묶여 트럼프 관세압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 정치권은 트럼프가 우리 국회의 늑장 처리를 문제 삼은 대미투자특별법까지 정쟁화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특별법 특위는 구성된 지 보름이 다 되도록 끝없는 파행 속에 개점휴업 상태다. 여당의 무능·무책임도 문제지만 국익이 걸린 법안까지 정쟁의 볼모로 삼는 야당도 정상이 아니다. 미적거릴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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