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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상황부터 챙긴 李… 시급한 과제는 국민 안전 [美·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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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신진영 기자, 세종=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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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마친 뒤 임시국무회의

6일부터 범부처 합동점검단
석유 유통 불공정 거래 단속

법인세 납부연장·세무조사 보류
당국, 대출 만기 1년 연장 실시

이재명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순방 귀국 이튿날인 5일 곧바로 국무위원들을 불러모아 중동 상황을 점검하며 정부의 대응 방향을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은 “경제 전반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을 인용하며 이번 사태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 등 경제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임시국무회의에서 일부 주유소가 최근 중동에서 위기가 이어지는 것을 틈타 휘발유 가격을 크게 올리는 데 대해 ‘바가지’라고 지적하며 대응책 마련을 요구했다.

 

대책 고심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읽고 있다. 이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순방 귀국 이튿날 곧바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경제 전반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중동 상황을 점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대책 고심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읽고 있다. 이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순방 귀국 이튿날 곧바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경제 전반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중동 상황을 점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사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영업정지, 담합 조사 등 기존의 제재 조치를 넘어서는 과태료 및 과징금을 주문했고, 주유소 신고제 등을 개선하거나 영업정지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식의 근본적인 사고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석유류 최고가격 지정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에서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감안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해 폭리를 취하는 것은 민생을 좀먹는 몰염치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전날보다 ℓ당 63.0원, 111.0원 오르며 1840.5원과 1839.8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국에서 유류값이 가장 높은 서울의 경우 휘발유(1891.1원)와 경유(1897.6원) 가격 모두 1900원에 육박했다.

 

바삐 오가는 유조차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1일부터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에너지 수급 불안정성이 커진 가운데 5일 경기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인근 도로에서 유조차들이 오가고 있다. 성남=유희태 기자
바삐 오가는 유조차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1일부터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에너지 수급 불안정성이 커진 가운데 5일 경기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인근 도로에서 유조차들이 오가고 있다. 성남=유희태 기자

산업통상부는 석유관리원·경찰청·지방정부 등과 협력해 6일부터 불법 석유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월 2000회 이상 특별기획검사를 실시하는 등 불공정 거래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에는 기름값 인상을 자제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원유, 가스, 나프타 등에 대한 긴급 수급 안정책과 더불어 에너지 수급처 다각화 등을 주문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에너지 정책과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 등 산업 체질 변경과 국토 불균형 문제 해결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산업·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입법을 추진 중인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언급한 이 대통령은 “전 세계 어떤 자본시장보다도 더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예측 가능한 시장을 만들어야 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나 입법 조치들은 이번 기회에 좀 더 속도를 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국민의 안전 문제”라며 “관계 당국은 주재원 출장자, 유학생, 여행객 등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을 빠짐없이 파악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철수 대책을 이중삼중으로 치밀하게 준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는 “어쨌든 한반도 안보 상황을 잘 관리하는 게 정말로 중요하다”며 “(앞으로 분쟁이 일어날 지역이) ‘이번에는 북한이다’ 이런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던데, 그렇게 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불안하게 만들어서 무슨 득이 되겠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각 부처에서 가능하면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는 최근 중동에서의 위기 상황으로 인해 피해를 본 기업들을 위한 지원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세청은 해운·항공, 정유·석유화학, 중동 수출기업·건설플랜트 등 중동 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들이 신청할 경우 법인세 납부기한을 당초 3월31일에서 6월30일로 3개월 연장해 주기로 했다. 이번 상황으로 원가 부담이 급증한 해운·항공 및 정유·석유화학 업종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세무조사 착수를 보류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은 중동 상황 피해 기업에 13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존 대출·보증은 1년간 전액 만기연장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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