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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만졌을 뿐인데 호르몬이?” 내 몸속 설계도 흔든 ‘종이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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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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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독제 바른 직후 흡수율 100배 ‘증가’, 핸드크림 묻은 손등은 유해 물질 빨아들이는 ‘스펀지’

당신이 마트나 카페에서 무심코 받아 쥔 영수증 한 장이 지금 당신의 호르몬 체계에 소리 없는 균열을 내고 있다. 종이 위에 찍힌 숫자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그 표면을 덮고 있는 투명한 화학 물질이다. 건강을 위해 유기농 식재료를 고르고 손소독제를 발랐던 당신의 깔끔한 습관이 오히려 유해 물질의 유입 경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영수증은 단순한 구매 증빙이 아니라 당신의 몸속으로 의도치 않게 전달되는 ‘외부 물질’의 통로다.

무심코 반복하는 사소한 접촉이 호르몬 체계를 무너뜨리는 시작점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무심코 반복하는 사소한 접촉이 호르몬 체계를 무너뜨리는 시작점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손소독제와 핸드크림이 부른 현상” 흡수율 100배의 진실

가장 주의해야 할 순간은 청결을 위해 손소독제를 바르거나 보습을 위해 핸드크림을 듬뿍 바른 직후다. 미국 미주리 대학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과 오일 성분은 피부 장벽을 일시적으로 유연하게 만들어 외부 물질의 투과력을 극대화한다. 이 상태에서 감열지 영수증을 만지는 행위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를 체내로 직접 유입시키는 환경을 만드는 것과 같다. 특히 핸드크림의 유분은 비스페놀A를 녹여내어 피부 진피층까지 전달하는 가속도 역할을 한다. 깨끗하게 가꾼 손등이 영수증 유해 물질을 흡수하는 스펀지로 변하는 셈이다. 해당 연구진은 손소독제를 사용한 직후 영수증을 만질 경우, 평소보다 100배가 넘는 유해 물질이 체내로 흡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코올과 오일 성분은 유해 물질의 체내 침투를 돕는 요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알코올과 오일 성분은 유해 물질의 체내 침투를 돕는 요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아이들에게 건넨 영수증, 성장에 영향을 주는 ‘종이 한 장’

마트 계산대에서 아이들이 심심해하면 무심코 영수증을 쥐여주는 경우가 있다. 이는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호르몬 교란 물질을 직접 건네는 것과 다름없는 부주의한 행동이다. 성인보다 피부가 얇고 호르몬 변화에 민감한 영유아에게 영수증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내분비계를 자극하는 유해 물질이다. 비스페놀A는 아이들의 미성숙한 시스템을 교란하여 성장을 앞당기거나 비정상적인 발달을 초래할 수 있다. 무심코 건넨 종이 한 장이 아이의 건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영유아에게 영수증은 장난감이 아닌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의 대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영유아에게 영수증은 장난감이 아닌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의 대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지갑 속에 모셔둔 영수증과 ‘혈당 관리’의 연결고리

영수증을 지갑 카드 칸이나 가방 속에 뭉쳐두는 습관은 건강 관리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감열지 코팅에 쓰이는 비스페놀A는 열에 약해 지갑 속 체온만으로도 끊임없이 묻어 나온다. 이 물질은 체내에 들어오는 순간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며 인슐린 저항성을 교란할 수 있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 하게 방해하여 혈당 수치 조절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평소 철저하게 관리하는데도 혈당이 잡히지 않는 경우라면, 지갑 속에 켜켜이 쌓인 영수증부터 의심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당신의 건강 관리를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지갑 속 체온은 유해 물질 노출을 늘리며 혈당 조절의 변수가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지갑 속 체온은 유해 물질 노출을 늘리며 혈당 조절의 변수가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 배달 음식 영수증과 주차권, 일상 곳곳에 놓인 감열지의 흔적

위험은 대형 마트에만 있지 않다. 매일 받는 배달 음식 봉투에 찍힌 영수증, 주차권, 은행 대기표까지 우리가 만지는 거의 모든 매끈한 종이가 감열지다. 특히 뜨거운 배달 음식 용기 옆에 붙어 온 영수증은 열기로 인해 비스페놀A 노출량이 늘어난 상태다. 음식을 꺼내며 무심코 만진 영수증의 유해 성분은 손을 타고 음식이나 입으로 유입될 우려가 있다. 생활의 편리함 뒤에 숨겨진 이러한 화학적 노출 환경은 우리의 일상을 촘촘하게 둘러싸고 있다.

 

이제는 종이 영수증이라는 방식에 거리를 두어야 할 때다. 어쩔 수 없이 영수증을 받아야 한다면 인쇄된 앞면이 아닌 뒷면을 만지는 최소한의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은 ‘발급 거부’와 ‘디지털 전환’이다. 스마트폰 속 전자 영수증으로 바꾸는 사소한 습관 하나가 당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강력한 방패가 될 수 있다. 편리함 뒤에 숨겨진 요소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만이 진정한 생활인의 지혜다.

종이 영수증 거절은 내 몸의 내분비계를 지키는 현명한 습관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종이 영수증 거절은 내 몸의 내분비계를 지키는 현명한 습관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결국 영수증을 멀리하는 행위는 쓰레기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내 몸의 호르몬 환경을 지키는 방어다. 무심코 쥔 종이 한 장에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는 일은 멈춰야 한다. 당신이 오늘 거절한 영수증 한 장은 훗날 당신의 건강한 일상을 지켜주는 확실한 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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