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랏빚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가 나왔다. IMF가 최근 발간한 ‘재정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올해 54.4%에서 내년 56.6%로 상승한다. 이는 11개 선진 비(非)기축통화국의 내년 평균치 55%를 웃돈다. 5년 후에는 63.1%로 높아지면서 벨기에와 함께 나랏빚이 빠르게 불어날 나라로 꼽혔다. 달러·유로·엔화 등 기축통화국과는 달리 비기축통화국의 경우 과도한 나랏빚은 국가신인도 하락·자본유출을 야기하며 경제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사정이 이런데 정부의 인식은 안일하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미국 현지에서 IMF 총재와 만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취약부문을 지원해야 한다는 IMF 권고에 공감한다”고 했다. 말과 행동이 딴판이다. 26조원의 ‘전쟁’추경은 전 국민 70% 고유가 피해지원과 석유가격상한제 손실 보전처럼 IMF 선별지원 권고와는 거리가 멀고 선심성 사업도 적지 않다. 구 부총리는 ‘국채발행 없는 추경’이라고 했지만, 빚 감축에 써야 할 초과 세수를 지출로 돌렸으니 사실상 국채 추가발행이나 다르지 않다. 여당 지도부는 2차 추경까지 거론한다. 문재인정부 시절의 재정 중독이 도진 게 아닌지 걱정이다. 과도한 재정팽창은 별 효과 없이 환율과 물가를 자극하며 경제불안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갈수록 커지는 한국과 대만의 1인당 GDP 격차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한국은 지난해 22년 만에 대만에 역전을 허용했는데 5년 뒤 그 격차가 1만달러 이상 벌어질 것이라는 게 IMF의 예측이다. 2018년만 해도 한국의 1인당 GDP가 대만보다 1만달러 가까이 높았으니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대만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 등 첨단기업의 혁신과 파격적인 규제 혁파로 질주하는 사이 우리는 거미줄 규제와 부채의 늪에 빠져 장기불황의 터널에 갇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의 최후 방어선은 재정 건전성이다. 1997년 외환위기도 튼튼한 재정 덕분에 넘길 수 있었다. 이제 재정 만능주의와 결별해야 할 때다. 중동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재정의 역할이 긴요해지는 만큼 위기 대응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불요불급한 지출은 확 줄이고 과감한 규제 혁파로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재정적자 비율을 GDP의 3% 이내로 묶는 재정 준칙 법제화도 더는 미뤄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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