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영상·로고송 허위 여부 무관 제한
비용·시간 절감 장점도… 보완 필요
사전투표 부정선거 개입 불가능
참관인단 확대 등 선거불신 해소 최선
재보선 합치면 투표용지 최대 8장
사전투표 한번에 용지 교부받지만
본투표 땐 두 차례 나눠서 행사해야
후보들 정책 준비할 시간 절대 부족
선거구획정 최소 6개월 전엔 마쳐야”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19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의 핵심 관리 과제로 AI를 활용한 딥페이크 불법 선거운동 단속과 사전투표 관리, 정책선거 정착 등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행법상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운동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제한된다”며 “AI 기술을 활용한 선거운동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장점이 있어 향후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전투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 대해 “개인의 실수나 과실로 발생한 선거범죄와 조직적 부정선거는 개념적으로 다르다”며 “일부 사례를 부정선거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허 총장은 “정책·공약 중심 선거를 정착시키려면 무엇보다 선거구 획정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며 “후보자가 어느 지역에서 출마하는지조차 늦게 확정되면 지역 맞춤형 정책과 공약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허 총장과의 일문일답.
―가장 중점 관리하는 부분은.
“이번 지방선거는 일부 지역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지면서 유권자 한 명이 최대 8장의 투표용지를 받게 된다. 사전투표는 모든 투표용지를 한 번에 교부받지만 본투표는 두 차례에 나눠 받아 서로 다른 투표함에 넣어야 한다. 사전투표는 절차도 복잡하다. 명부단말기, 투표용지발급기, 본인확인기, 통신장비 등 여러 장비가 동시에 운영된다. 전국 3571개 사전투표소가 중앙 서버와 연결돼 운영되기 때문에 장비 점검과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책선거를 활성화하려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인물과 정당 중심 투표 경향이 강하다. 정책선거를 정착시키려면 우선 선거구 획정을 빨리 해야 한다. 선거구가 늦게 정해지면 후보들도 정책 준비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정당 정책연구소 역시 여론조사와 홍보보다 정책 개발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책·공약 검증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현재 언론과 시민단체가 정책 비교·평가를 해도 선거법상 서열화는 어렵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어떤 공약이 더 실현 가능성이 높고 우수한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 법 개정을 통해 정책·공약 비교평가 결과를 보다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하다.”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이 반복된다.
“전국 사전투표소 수가 선관위 전체 직원 수보다 많다. 실제 (사전)투표소에는 선관위 직원은 한 명도 없다. 선관위 직원은 관할 구역의 모든 투표소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지방공무원과 교직원, 공공기관 직원 등이 교육을 받고 투표사무를 맡는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나 판단착오로 사건·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의 과오나 부실관리 문제이지 부정선거와는 성격이 다르다. 부정선거는 3·15 부정선거처럼 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부정수단을 동원하는 경우를 말한다.”
―선거 불신 해소를 위한 개선책은.
“사전투표함 받침대를 투명 형태로 바꾸고, 특수봉인지 부착 구조도 개선했다. 또 공정선거참관단을 전국 단위로 확대 운영해 선거 과정을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사전투표 통신망이 인터넷과 연결돼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전용회선 기반 폐쇄망으로 운영되며 외부 접속은 불가능하다.”
―AI·딥페이크 단속도 강화되고 있다.
“현재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이다. 공직선거법 82조의8에 따라 선거일 90일 전부터 AI 기술을 이용한 딥페이크 영상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허위 여부와 관계없다. 후보자를 비방하는 영상뿐 아니라 후보자 본인을 홍보하는 AI 영상이나 AI 로고송도 제한 대상이다. 현장에서는 ‘사실에 부합하는 홍보영상인데 왜 못 쓰느냐’는 문의도 많다. 실제로 AI 기술은 선거운동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입법 당시에는 딥페이크 영상이 유권자 판단을 왜곡하고 선거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2023년 12월 관련 규정이 신설됐고, 우선은 강하게 제한하는 방향으로 도입된 것이다. 향후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며 제도 완화 여부를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최근 적발 사례도 있었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타임지가 자신을 지역발전 인물로 선정했다는 허위 내용을 AI 영상으로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사례가 있었다. 선관위는 지난해 말부터 440여명 규모 특별대응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플랫폼 업체, 경찰·검찰과 공조해 신속 대응하고 있다.”
―무효표가 늘 것이라 우려도 있다.
“기초의원 선거는 중선거구제다. 한 선거구에서 2~5명을 뽑는다. 그래서 투표용지에 ‘1-가·나·다’, ‘2-가·나·다’ 식으로 후보가 여러 명 나온다. 하지만 유권자는 한 명만 선택해야 한다. 정당번호가 같다고 여러 명을 동시에 찍으면 모두 무효 처리된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선거 무효표 비율은 5%를 넘었다.”
―중대선거구제 확대 논의는.
“22년 지방선거 때 일부 지역에서 시범실시했는데 군소정당 당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다만 전체 평균보다는 군소정당 당선 비율이 높게 나타난 측면은 있었다. 한 번 시행만으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확대 실시 후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투표 당선자 문제는.
“현재도 후보자 수가 부족해 무투표 당선이 예상되는 지역이 많다. 이는 유권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선거 의미 자체를 약화시키는 문제다. 최소 득표율제를 도입하거나 단독 후보라도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방안, 중대선거구제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TV 토론 활성화 요구도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토론이 많을수록 후보 검증에 도움이 된다. 주도권 토론이나 시간총량제 토론 등 보다 역동적인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권자들이 흥미를 갖고 후보를 비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TV·라디오 등을 통한 대담이나 토론을 활성화해야 후보자들이 정책과 공약을 충분히 홍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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