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을 기존 내국세에서 경상성장률(물가 변동을 반영한 상승률)에 연동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오는 7월 출범하는 재정운용전략위원회에서 지출 구조조정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세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교육교부금도 덩달아 늘어나는 비효율을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현행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시·도 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구조다. 1972년에 도입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학생 수가 많고 학교 시설 확충이 시급했던 시기에는 안정적으로 교육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로 기능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저출생 여파로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교육교부금만 터무니없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교육청들은 늘어난 돈을 주체하지 못해 억지로 쓸 곳을 만들고 있다. 반면 교육교부금을 받지 못하는 대학들은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초중고교생보다 적은 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과 그리스뿐이다. 이게 말이 되나.
문제는 교육계의 반발이다. 시·도 교육감 등 교육계는 내국세 연동 방식이 초중등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장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학생 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교육 예산이 줄어야 한다는 주장은 본질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우려에서다. 국가의 재정 효율화는 고려하지 않는 협량한 직역이기주의 아닌가.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은 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매년 수요를 재산정한 뒤 교육 예산을 적절하게 수립·집행하고 있다. 우리도 교육교부금 산식에 학령인구 변화를 함께 반영해 교육재정 증가 속도와 실제 수요 간 괴리를 줄여야 한다. 경상성장률이나 학생 수와 단순 연동하면 경기침체기 교부금이 감소하고 학생 수가 적은 농어촌 학교가 피해를 본다. 교육교부금을 대학 지원에 쓰는 등 사용 용도를 확대할 필요도 있다. 효율성과 형평성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 재정 낭비를 막고 교육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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