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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댄스’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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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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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끝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의 일이다. 결승전 이틀 후인 2022년 12월20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메시라는 친구에게는 미래가 있다”(Messi guy might have a future)라고 말했다. 1987년 6월 태어나 30대 중반의 노장이던 리오넬 메시가 아직 축구 선수로서 더 활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두고 80세를 넘긴 고령으로 ‘대통령 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그만 정계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에 시달리던 바이든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아르헨티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1987년 6월24일 태어난 그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일원으로 출전한 2026 북중미 월드컵 도중 39회 생일을 맞았다.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1987년 6월24일 태어난 그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일원으로 출전한 2026 북중미 월드컵 도중 39회 생일을 맞았다. AP연합뉴스

2024년 11월 미 대선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듬해인 2025년 1월 퇴임을 보름가량 앞둔 바이든은 메시에게 ‘대통령 자유 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수여했다. 이는 미국에서 군인 아닌 민간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의 훈장이다. 메시가 백악관 시상식장에 불참한 가운데 바이든은 그를 향해 “프로축구 역사상 가장 빛나는 업적을 세운 선수”라는 찬사를 바쳤다. 비록 자신은 고령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정치를 떠나게 되었지만 메시만은 나이와 무관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메시로 인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흥행 면에서 대성공을 거뒀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카타르 월드컵 종료 후 메시는 미국프로축구리그(MLS)에 진출했다. 한때 ‘축구의 불모지’로 불린 미국에서 축구 붐을 일으키는 것은 펠레(1940∼2022)를 비롯한 역대 모든 축구 스타들의 로망이었다. 그런데 모든 시대를 통틀어 ‘역대 최고의 선수’(GOAT)라는 평가를 듣는 메시에게도 약점은 있다. 정작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으나 영어에 익숙치 않다는 점이 그것이다. 지난 3월 메시는 그가 속한 인터 마이애미 선수 및 구단 관계자들과 함께 백악관을 방문했다. 인터 마이애미가 2025년 MLS 우승팀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축하에도 메시는 빙긋이 웃을 뿐 말은 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메시의 ‘영어 울렁증’ 탓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축구 선수 손흥민(34)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그는 SNS에서 “(32강 탈락에)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다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축구 선수 손흥민(34)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그는 SNS에서 “(32강 탈락에)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다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역시 MLS에서 뛰는 손흥민(34)은 메시와 달리 영어를 썩 잘하는 편이다. 그는 2025년 로스앤젤레스(LA) FC로 이적하기 전 2015년부터 무려 10년가량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영어를 익혔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이 조기에 탈락하며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 손흥민의 ‘미래’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오는 2030년이면 38세가 되는 손흥민이 과연 다음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6월24일 39회 생일을 맞은 메시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조국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고 분투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다. 손흥민은 SNS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다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라스트 댄스’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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