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경기 용인 및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운영에는 각각 15GW(기가와트), 6.3GW의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함께 포함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엔 2035년 18.4GW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량이 1.4GW인 한국형 원자로 ‘APR1400’ 기준으로 대형 원자력발전소 20기를 지어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 내에서 원전 추가 건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데, 바람직한 방향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3일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확대를 전제로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감당하기 만만치 않아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할지 빨리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남광주 영광 한빛 원전 부지와 울산 울주군 (새울)원전 부지에 각각 2기씩 더 지을 땅이 있다고 보고받았다”며 기존 부지를 활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최근 “팹(Fab·공장)을 짓자. 전력과 용수를 풀자”면서 원전 증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후부가 정기국회 전후로 확정할 예정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부터 이런 수요를 반영해 원전 추가 건설 내용을 담아야 할 것이다. 여전히 여권 내에서는 탈원전을 고집하는 그룹의 입김이 강하다. 호남 반도체 공장 설립을 계기로 원전 건설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추진 과정에서 탈원전파의 반발을 넘어서야 한다. 국익과 나라의 미래를 책임진 집권 세력답게 여권은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할 대안은 사실상 원전뿐이라는 사실을 수용해야 한다.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의 또 다른 관건은 생산된 전력을 적기 공급하는 망을 갖출 수 있느냐다. 전남광주 장성군 동화면에 구축 중인 신장성변전소는 내년 9월 완공되는데, 신안 해상풍력에서 만들어진 전력 3.2GW를 반도체 산단에 제대로 공급하려면 추가로 345kV(킬로볼트) 송전선로 43㎞와 345kV 변전소 2곳도 조성해야 한다. 원전 추가 건설도, 변전소와 송전탑 건립도 모두 주민 수용성 확보가 사업 추진 속도를 결정한다. 정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쳐 합리적인 보상방안을 내놓고 주민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원전 증설은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에도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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