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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논란에 기름 부은 장윤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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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saehee012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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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와 증거인멸·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경찰은 단순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강간 혐의 등 경찰이 놓친 증거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후 수사팀의 채증자료 삭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보완수사권을 일부라고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5일 광주 광산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흉기 살해 사건은 두 달 만에 새 국면을 맞았다. 경찰 수사에서 단순 살인 혐의로 마무리된 사건은 검찰의 보완 수사 과정에서 11개에 달하는 초동수사의 구멍이 그대로 드러났다. 여기에 경찰 내부의 유착 정황, 현직 경찰관인 가해자 부친의 고의적 증거인멸까지 밝혀졌다. 

 

포토라인 선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연합뉴스
포토라인 선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연합뉴스

초동수사를 지휘한 광주 광산경찰서 박모 경감은 장씨의 차량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결박 도구인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고 관련 채증 영상을 삭제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박 경감은 차량에서 발견된 증거물은 장씨 부친에게 돌려줬고, 차량은 이후 가해자 부친이 보관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내부는 부실수사와 조직적 은폐 의혹 앞에 뒤숭숭한 분위기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0일 주재한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 “유가족 여러분께 또다시 씻기 힘든 상처를 드리게 된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유 직무대행은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하고 경찰 수사 과정의 비위와 부패 행위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은 9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형사소송법 제196조를 삭제해 10월 2 출범하는 공소청 소속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모두 박탈했다. 다만 검사가 보완수사 대상과 이유 등을 문서로 명시하면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가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이를 이행하고,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여당 주도로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법안심사에 착수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라도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7일 공개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안에 관한 의견조사’ 결과에서는 보완수사권 ‘부분 존치’가 45.9%, ‘전면 존치’가 21.1%로 집계됐다. 회원 403명 가운데 67%가 보완수사권 존치에 무게를 둔 것이다. ‘전면 폐지’ 의견은 31.3%에 그쳤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이날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합리적인 범위에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협은 “어느 수사기관이든 외부 견제에서 벗어나면 사건의 실체가 묻히고 국민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허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장윤기 사건을 사례로 들면서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치명적인 판단 누락과 증거인멸 정황이 암장될 뻔한 사례”라며 “수사기관을 견제하는 장치로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변협은 보완수사권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살인 등 중대범죄에 한해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총치하는 전건송치(全件送致)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또 특별사법경찰관 수사에 대한 법률전문가 감독 강화, 변호인 조력권 강화, 수사인권보호관 제도 등 형사사법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대검찰청은 법무부를 통해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와 전건송치 복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무부도 이날 ‘전건송치 제도 복원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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