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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왜 영성을 찾는가—세계사를 움직인 15인의 영성]<14> 문선명·한학자(Sun Myung Moon·Hak Ja Han Moon)-“분열된 인류는 다시 한 가족이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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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종교전문기자 hulk198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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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부모’의 영성, 이념과 국경을 넘어 ‘인류 한 가족’의 길을 묻다

인류 역사에서 20세기는 가장 거대한 충돌과 분열의 시대였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은 인류는 핵무기의 공포와 자본주의 대(對) 공산주의라는 이념적 냉전 속에서 극도의 불안을 마주해야 했다. 이러한 격변의 한복판에서 인류 구원과 세계 평화의 길을 독특한 영성으로 개척한 인물이 있다. 바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의 설립자인 문선명 총재와 그의 바통을 받아 가정연합을 이끌어온 한학자 총재다. 두 사람은 세계 통일교 신도들로부터 ‘참부모’로 존경받으며,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부모와 자녀’의 관계로 새롭게 정립했다. 또한 현실 세계의 모순 해결을 시도한 거대한 종교 운동을 전개했다.

 

문선명 총재는 1920년 평안북도 정주의 전통적인 유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가 15세 되던 해 온 가족이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16세 무렵 부활절 새벽 기도 중 특별한 종교적 체험을 하게 된다. 예수가 나타나 역사 속에서 미처 이루지 못한 사명을 이어달라고 당부했다는 이 사건은 훗날 통일교 신앙의 결정적 출발점이 된다. 이후 문 총재는 하루 두세 시간의 수면만 취할 정도로, 철두철미하게 하나님과 인류를 위해 전 생애를 바치는 삶을 살았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회)을 설립하고 ‘참부모 사상’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종교·평화운동을 함께 이끌어온 문선명 총재(왼쪽)와 한학자 총재. 하나님을 인류의 ‘부모’로 이해하며 가정의 가치와 참사랑의 실천을 강조했던 두 사람이 함께 평화운동을 펼치던 시절의 모습이다. 출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회)을 설립하고 ‘참부모 사상’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종교·평화운동을 함께 이끌어온 문선명 총재(왼쪽)와 한학자 총재. 하나님을 인류의 ‘부모’로 이해하며 가정의 가치와 참사랑의 실천을 강조했던 두 사람이 함께 평화운동을 펼치던 시절의 모습이다. 출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참사랑과 이상가정이 평화 세계의 출발점이다

 

오랜 영적 탐구와 성경 연구를 통해 정립된 그의 사상은 통일교의 핵심 교리서 ‘원리강론(原理講論)’으로 집대성되었다. 이 책은 20세기 한국에서 탄생해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보급된 보기 드문 종교 사상 체계로, 창조와 타락, 복귀와 완성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인간과 역사를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려 했으며, 성경을 일관된 논리 체계로 해석했다. 특히 인류 타락의 원인과 구원 섭리를 체계적으로 풀어내면서, 메시아의 사명을 개인의 구원에 한정하지 않고 ‘이상가정의 실현’과 ‘하나님의 창조이상 회복’으로 확장했다. 문 총재는 인간 문제의 근원을 ‘사랑의 붕괴’에서 찾았으며, 사랑을 회복한 가정이 평화세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고 보았다.

 

한국전쟁의 참화가 휩쓸고 간 직후 그는 부산에서 허름한 토담집을 짓고 선각자들을 불러 모으면서 진리 전파에 나섰다. 1954년에는 서울에서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를 정식 창립했다. 그를 통해 새로운 인생관과 우주관을 공감한 이들이 하나, 둘 새 사람으로 변모하며 구세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의 운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냉전 시기 확고하게 천명한 반공 메시지 덕분이었다. 그는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 대안으로 인간의 존엄과 책임, 하나님 중심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며 자유세계 지도자들과 연대해 세계적인 사상운동을 전개했다. 1985년, 냉전이 여전히 지속되던 시기에 그는 “공산주의는 곧 종언을 맞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그리고 6년 뒤인 1991년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실제로 해체되면서, 그의 지지자들은 이를 시대를 앞서 내다본 통찰로 평가했다.

 

그의 활동은 예배당 안에만 머물지 않고 정치와 경제, 언론과 문화는 물론 바다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일찍부터 “인류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고 강조하며 해양을 인류의 식량 문제와 환경, 세계평화를 함께 준비하는 미래 문명의 공간으로 바라보았다. 미국 매사추세츠 글로스터와 알래스카 코디악, 하와이, 한국의 여수와 거문도 등 세계 곳곳에서 해양을 통한 인재 양성과 실천 운동을 펼친 것도 이러한 비전의 연장선이었다. 종교가 현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신념이 ‘해양 섭리’라는 독특한 실천 비전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1976년 미국 워싱턴 모뉴먼트 광장에서 열린 그의 종교 집회에는 30만 명이 모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 사회의 도덕적 위기와 영적 쇄신을 역설하며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런가 하면 국경과 인종, 문화를 초월하여 수만 쌍이 한자리에서 연을 맺은 ‘국제합동축복결혼식’은 “인류는 한 가족”이라는 그의 신념을 시각적으로 증명한 대표적 실천 사례였다. 오늘날 축복결혼에 참여한 많은 가정들이 세계 각국에서 그 이상을 실천하려는 신앙공동체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이 인류 화해와 평화의 문화 정착에 어떤 역할을 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총재는 교리적 복잡함 대신에 “위하여 살라”는 직관적인 생활 윤리를 처방했다. 개인은 가정을 위하고, 가정은 사회를 위하며, 사회는 국가를 위하고, 국가는 세계를 위하여 사는 이타적 질서 속에서 평화가 실현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이러한 이타적 질서가 실현될 때 인류는 국경과 인종을 넘어 ‘한 가족’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보았다. 문 총재의 “위하여 살라”는 가르침에 대해 한 저명인사는 “마치 천국에 오르는 사다리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부성의 시대를 넘어 생명을 살리는 ‘모성적 영성’의 선언

 

문선명 총재와 사명을 함께하며 통일교 영성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 이가 바로 한학자 총재다. 1943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난 그녀는 해방과 분단, 전쟁의 상처를 몸소 겪으며 성장했다. 1960년 문선명 총재와 성혼(聖婚)했는데, 통일교 신학은 이를 평범한 혼인이 아닌, 인류가 역사 속에서 상실했던 ‘참된 가정’과 ‘참부모의 현현’을 이루는 중대한 섭리적 사건으로 받아들인다.

 

2012년 문 총재 성화(별세) 이후 전권을 계승한 한학자 총재의 영성은 ‘어머니(모성)’라는 상징으로 대변된다. 그녀는 인류의 역사가 오랫동안 남성 중심의 강한 부성(父性)의 언어로 움직여 왔으며, 그 결과 경쟁과 지배, 전쟁과 정복이라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진단했다. 이제는 문명의 방향을 바꾸어 생명을 품고 살려내는 모성적 가치(돌봄, 화해, 생명, 공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이러한 사상은 통일교 신학 내에서 ‘독생녀론’과 ‘하늘부모님’ 사상으로 한층 더 심화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남성 중심 메시아 서사를 넘어 인류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여성적·모성적 차원의 구원이 필수적이라는 선언이다. 일부 한국학 담론과 통일교 신학에서는 한민족의 제천 문화와 영적 섭리를 한 총재의 가계 및 성씨(韓)와 연결하여 동방의 역사적 결실로서 세계 평화를 이끌 여성 지도자의 등장을 설명하기도 한다.

 

한 총재 역시 거대한 담론에 앞서 평화의 기초를 ‘가정’에 두었다. 1990년대 미국 사회가 이혼율 급증과 청소년 문제로 흔들릴 때, 미국 국회의사당 연설을 시작으로 40일간 미 전역을 돌며 도덕적 기반으로서의 부모와 가정의 역할을 역설한 것은 보수적 가족 가치 회복 운동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미국 정부가 공식 선포한 ‘부모의 날(Parents’ Day)’ 제정에는 한 총재의 이러한 공로가 짙게 배어 있다. 그녀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냉전 종식 직후인 1992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의 공개 강연으로 정점에 달했다. 사회주의 체제의 심장부이자 중국 정치의 상징 공간에서 한국의 여성 지도자가 평화와 인류 공동체, 여성의 사명을 주제로 연설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건으로, 이념의 벽을 허물고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의 비전을 제시한 시대를 앞선 평화운동으로 평가받았다.

 

두 사람의 사상과 활동을 관통하는 종교적 귀결점은 바로 ‘참부모 사상’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다. 문선명·한학자 총재는 바로 그 부모의 사랑을 하나님과 인간, 나아가 인류 공동체를 연결하는 가장 근원적인 힘으로 이해했다. 그들이 말한 ‘참부모’란 끝없이 베풀고 품으며, 부모의 사랑을 삶으로 실천하는 존재였다. 그 사랑으로 분열된 인류를 하나의 가족으로 회복하는 것이 두 사람이 평생 추구한 이상이었다.

 

따라서 인간 구원의 과정은 잃어버린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데 그 중심이 있다. 이들이 전 세계 신도들로부터 ‘참부모’로 불리는 이유 또한, 타락한 인류에게 하나님의 참사랑을 실천하는 새로운 가정의 모델을 제시하고 전수하는 영적 멘토의 역할을 자임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두 사람은 신앙과 섭리 역사 속에서 절대적 조화를 이룬 일심동체(一心同體)·혼연일체(渾然一體)의 삶을 살았다. 즉, ‘둘이면서 하나’였던 완벽한 일체감의 경지였다.

 

◆구원받은 개인을 넘어 회복된 가정으로, 분열의 시대에 던진 화두

 

두 사람이 펼친 참가정 운동은 기성 종교계와 사회로부터 거센 비판과 이단 논쟁을 불러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인종과 국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인류를 한 가족으로 묶으려는 세계적 실험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통일교회는 이를 하나님의 창조이상 회복 과정으로 설명한다. 특정 인물의 신격화나 권위 구조에 대한 경계의 시선은 지금도 존재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영성 운동이 한국에서 출발해 세계 종교사와 국제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남겼다는 점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이들은 종교를 내세의 위안에 머물게 하지 않고 냉전과 빈곤, 가정 해체 등 현실 문제와 연결하려 했으며, 동시에 과학자·교수·종교학자들을 연결하는 국제회의를 후원하며 학문과 종교, 과학의 융합 가능성을 모색했다. 문화 역시 평화의 언어라고 보았다. 두 사람은 리틀엔젤스예술단, 유니버설발레단 등 다양한 문화예술단체를 육성해 냉전 시대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효(孝)와 정(情), 평화의 정신이 담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민간 문화외교사절 역할을 톡톡히 수행케 했다. 오늘날 세계는 혐오와 분열, 전쟁과 공동체 해체라는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시대일수록 문선명 총재의 ‘위하여 살라’는 가르침과 한학자 총재가 강조해 온 모성적 돌봄의 가치, 그리고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의 이상은 지구촌 평화를 위한 하나의 중요한 길이 될 수 있음을 다시 성찰하게 한다.

 

[인류는 왜 영성을 찾는가—세계사를 움직인 15인의 영성] 목차

 

<1> 모세-“노예 민족에게 법과 신을 준 사람”

<2> 공자-“혼란한 시대, 인간의 질서를 묻다”

<3> 노자-“세상을 거슬러 흐르지 말라”

<4> 석가모니-“인간의 고통을 정면으로 바라본 사람”

<5> 조로아스터-“선과 악의 전쟁은 어디서 시작됐는가”

<6> 예수-“사랑은 어떻게 세계를 바꾸었는가”

<7> 무함마드-“신앙은 공동체를 어떻게 조직하는가”

<8> 성 아우구스티누스-“인간 내면에도 제국은 존재한다”

<9> 토마스 아퀴나스-“신과 이성은 화해할 수 있는가”

<10> 마르틴 루터-“양심은 교황보다 강한가”

<11> 존 웨슬리-“대중 속으로 들어간 종교”

<12> 라마크리슈나-“모든 종교는 같은 산을 오르는가”

<13> 달라이 라마 14세-“인간은 증오 없이 저항할 수 있는가”

<14> 문선명·한학자-분열된 인류는 다시 한 가족이 될 수 있는가

<15> 간디-“정치는 영혼을 가질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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