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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폭염 속 132조 '돈잔치'… 글로벌 석유 메이저에 쏟아지는 비판 [오늘의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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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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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여파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올 들어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정작 글로벌에너지 기업들은 3개월여 만에 130조원이 넘는 막대한 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에너지기업들의 호재로 작용한 셈으로 이들의 강력한 후원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큰 수익을 거뒀으니 휘발유 값을 내려라”라고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여기에 화석연료 사용이 직간접적 원인이 된 폭염까지 전세계를 덮치며 비판 여론은 더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람코, BP, 쉘, 에퀴노르, 토탈에너지, 에니, 셰브론, 엑슨모빌 등 사우디와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기반을 둔 8개 글로벌 석유기업이 지난 4~6월 3개월 동안 930억달러(132조57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2월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촉발된 이후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까지 이어지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6달러까지 이른 고유가 상황에서 나온 분기 회계 결과다. 이는 공급 부족으로 인해 역시 큰 이익을 거뒀던 지난해 같은 기간 합산수익인 500억달러의 거의 두배 가까운 수치다. 전쟁이 만든 전세계적 고통이 정작 에너지 기업들에게는 큰 돈을 버는 기회가 된 셈이다. 막대한 이익 속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도 약 6000억 달러 증가해 3조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이들 기업은 전쟁으로 인해 자사 석유 인프라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큰 이익을 거두고 있다. 8개 기업 중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였는데 이 기업은 이란과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저장고와 정유시설 등 인프라에 상당부분 피해를 입었음에도 분기 순이익이 34% 증가해 33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쟁을 틈탄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의 천문학적 이익을 비판하며, 이들이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심지어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의 가장 강력한 지원군으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까지 나서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자신이 기업 경영의 자유를 옹호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석유기업들이) 공급 부족의 상황에서 돈을 너무 많이 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셰브런과 엑손모빌 등 미국계 석유 메이저들을 거론하며 “어떤 회사는 전년도보다 12배 많은 이익을 냈다”며 “그들은 그 이익의 일부를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소매가격, 즉 소비자 가격을 인하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국에서 필수품으로 꼽히는 휘발유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최고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불만을 표시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폭염에 지친 한 소년이 분수에서 얼굴을 씻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로마=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폭염에 지친 한 소년이 분수에서 얼굴을 씻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로마=로이터연합뉴스

설상가상으로 최근 북반구 전체에 폭염이 이어지며 에너지기업들에 대한 비판여론은 더 확산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탄소의 대량 배출은 기후위기의 가장 핵심적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탄소배출량의 상당수에 이들 글로벌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카본 메이저스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 아람코는 화석연료 생산으로 역사상 그 어떤 기업보다도 많은 탄소 배출량을 기록했으며, 그 뒤를 셰브론과 엑슨모빌이 이었고, 쉘과 BP도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기후위기에 대응한 화석연료 사용 제한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 움직임을 지연시키는 데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4일 네덜란드 톨카메르에서 가뭄으로 강이 말라붙은 강 바닥에 배가 정박해 있다. 톨카메르=EPA연합뉴스
4일 네덜란드 톨카메르에서 가뭄으로 강이 말라붙은 강 바닥에 배가 정박해 있다. 톨카메르=EPA연합뉴스

이들 기업들의 탄소 배출이 폭염에 직간접적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발표된 과학 분석에서 세계 최대 화석연료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이 치명적인 폭염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분석은 14개 메이저 석유기업 중 어느 한 곳의 배출량만으로도 50회 이상의 폭염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글로벌 위트니스의 화석 연료 담당 책임자인 패트릭 게일리는 “이러한 천문학적 이익은 올해 누가 인간의 고통을 이용해 돈을 벌어왔는지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례”라며 “전 세계적으로 산불이 지역사회를 위협하고, 가뭄이 기승을 부리며, 에너지 비용이 치솟고 일반 가정들은 거대 석유 기업들이 살기 좋은 지구보다 주주들의 부를 우선시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석유 대기업들이 자신들이 주도하고 있는 기후 붕괴를 복구하기 위해 대가를 치르게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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