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의 북한 비핵화 촉구를 두고 “회의 마당에서 울려나오는 귀에 익은 잡소리”라고 일축했다.
김 부장은 17일 조선중앙통신에 제70차 IAEA 총회가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논의된 데 대해 반발하는 담화를 냈다. 그는 “매해 이맘때면 자동응답기에서 밤낮 울려나오는 소리처럼 늘 듣게 되는 전혀 놀랍지 않으며 새로운 것도 아닌 잡음”이라며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변화시켜보려고 모여앉아 떠들고 있는 인간들은 그것이 얼마나 한심하기 짝이 없는 망상이며 부질없는 헛고생인가를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고정각본에 따라 아무리 비핵화를 열창해도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려는 우리의 의지와 실행능력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며 “조선민주주의공화국(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국제불량배들의 횡포를 억제하고 평화와 안전보장에 중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정당화했다. 비핵화를 주장하는 서방국가들을 국제불량배, 적대세력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담화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매체에는 실리지 않았다.
김 부장의 이번 담화는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대한 기존의 반발을 재확인하며 북한이 스스로 규정한 ‘핵보유국’ 지위는 타협 불가한 것이란 입장을 재차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IAEA 총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비핵화 문제가 거론된 직후 김 부장이 직접 담화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핵보유국 정체성을 대외적으로 고착시키려는 의도란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김 부장이 IAEA를 대상으로 직접 담화를 낸 것은 이례적으로, 이전에는 외무성 대변인 또는 원자력기구 대변인 담화로 대응해왔다”며 “IAEA 총회나 이사회의 결의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토론 과정의 비핵화 주장에 대한 대응도 아주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비핵화 결의 등 확산을 사전 차단하면서 핵보유국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려는 의도가 담겼단 것이다.
IAEA 총회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다. 한국과 유럽 국가 등은 토론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국제 비확산 체제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에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고 완전한 비핵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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