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뚝이 꼰대 재벌 노인 변신…"오스카 수상 고려? 영화 만드는 것 자체가 특권"
'버드맨' 이냐리투 감독과 호흡…"스필버그·큐브릭과 같은 거장"
"어메이징(Amazing·놀랍다). 오늘 정말 아름다운 날이네요."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가 블랙 코미디 영화 '디거' 개봉을 앞두고 1일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5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으로 공식 방문한 이후 1년여 만의 내한이다.
크루즈는 이날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자리에 정말 오고 싶었다"며 "한국은 항상 올 때마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고 내한 소감을 말했다.
크루즈의 방한은 할리우드 배우로서 최다인 13번째 방문이다. 그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2023), '탑건: 매버릭'(2022) 등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자주 한국을 찾아 대표 '친한파' 배우로 꼽힌다.
크루즈는 "한국을 13번째 방문하는 건 영광이다. 앞으로 30번 더 방문하길 바란다"며 "'디거'를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이 영화를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웃음 지었다.
오는 3일 개봉하는 '디거'는 석유 재벌 록웰(크루즈 분)의 시추 시설로 전 세계적인 재난이 초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버드맨'(2015)으로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본상을 받고,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6)의 연출자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9년간 준비한 프로젝트다.
크루즈는 '탑건: 매버릭' 촬영을 하던 2019년 출연 제안을 받고 이 영화에 제작자이자 배우로 참여했다. 그가 연기한 록웰은 사람 인명보다 돈을 중요시하는 탐욕적인 재벌로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 안하무인의 꼰대다.
크루즈는 "'디거' 같은 장르는 이전에 읽어보지 못했다. 캐릭터도 듣고 보지 못한 것이었다"며 "(제안을 받은 날) 밤에 감독님 사무실로 가서 밤새워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시추 시설로 초래된 빙하의 작은 균열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으나, 곧 재앙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영화는 록웰을 비롯해 이에 대처하는 미국 대통령과 각료의 모습을 통해 기후 변화, 진실을 덮으려는 정치권 등 현 세태를 떠올리게 하는 풍자를 담았다. 새로운 형식으로 다층적인 서사도 구성했다.
크루즈는 "이 정도로 독창적인 영화는 없다. 유일무이하다"며 "시의적절하면서도 시대를 초월한 테마를 가진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크루즈는 특수 분장을 통해 배불뚝이에 머리가 듬성듬성한 노인의 외양으로 록웰을 소화했다. 근래 전작 '미션 임파서블', '탑건' 시리즈에서 선보인 근육질 쾌남의 모습을 완전히 지웠다.
크루즈의 파격 변신에 외신 등에서는 내년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남우주연상 후보로 그를 언급하는 예측이 나온다.
크루즈는 이같은 변신이 상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물음에 "오스카와 같은 상이나 사람들의 생각, 평가와 관계없이 저는 영화를 만든다"며 수상 여부보다 작품이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 만드는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크루즈는 이번 작품이 다른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협업한 결과물이란 점을 내세웠다. 특히 함께한 이냐리투 감독을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 견주기도 했다. 크루즈는 스필버그 감독과 '우주전쟁'(2005) 등을, 큐브릭 감독과 '아이즈 와이드 셧'(1999)을 함께했다.
크루즈는 "(영화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구현해내는 감독"이라며 "이냐리투 감독은 역사적 거장이자 엄청난 예술가"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크루즈와 함께하기로 했던 이냐리투 감독은 개인 사정으로 내한하지 못했다.
이냐리투 감독은 전날 배급사 워너브라더스 코리아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한국 관객 여러분이 영화와 영화인들에게 보내주시는 놀라운 사랑과 열정, 그리고 뜨거운 성원에 저는 늘 깊은 감동을 받아왔다"며 "여러분과 함께할 소중한 기회를 놓치게 돼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거'를 향한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이 저희 모두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도 여러분께서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다"며 "언제나 보내주시는 사랑과 이해, 그리고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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