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확실한 안보는 평화 건설”
불법계엄 언급 내부 개혁 주문
與, 부상장병 후속 조치 뒷받침
野 “군 통수권자로서 자격 있나
대한민국 안보에 지뢰밭 깔아”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여파 속에 치러진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뢰’나 ‘북한 도발’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대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평화 정착 기조에 방점을 찍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한을 향한 메시지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자주국방, 군 내부 개혁에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싸워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보다 더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도 이제는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자주국방과 국방개혁 메시지는 한층 선명했다. 이 대통령은 “돌이켜보면 자주국방은 비단 어느 한 정부만의 과제가 아니었다”며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소총 한 자루부터 우리 손으로 만들자며 방위산업의 첫 삽을 떴고,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국방개혁과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의지로 그 꿈을 한 걸음 더 밀고 나가셨다”고 말했다. 보수·진보 정부의 전직 대통령을 함께 거론하며 자주국방을 정권을 넘어 이어진 과제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작권 환수로 그 마침표를 찍어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그 꿈을 국민과 함께 반드시 실현해 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30년대 중반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국군사관학교 창설, 선택적 모병제 추진 등도 제시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한 군 내부 개혁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는 불법 계엄의 잔재를 청산해 왔다. 군 내부의 책임을 엄정하게 물었고, 방첩사와 정보사를 포함한 군 정보기관을 전면 개편하는 등 민주적, 제도적 기반을 단단하게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결코, 결단코 군에 의한 불법적 내란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군이 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문화와 제도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북한의 책임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점을 집중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아예 ‘지뢰’라는 단어조차 꺼내지 않았다. 제3자나 쓸 법한 ‘불의의 사고’라는 말로 퉁치고 넘어갔다”며 “바로 열흘 전 북한 지뢰에 전우의 발목을 잃은 우리 군이다. 그들을 앞에 두고 어떻게 이런 말이 나오는가”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의 사관학교 통합과 ‘불법 내란’ 언급에 대해서도 “군의 사기, 군의 명예는 애당초 안중에 없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사건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 안보에 지뢰밭을 깔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북한의 지뢰 매설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며 대북 지원 중단과 대북 확성기 재설치, 대북 방송 재개를 요구했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당초 5일까지 예정했던 유럽 출장 일정을 줄여 1일 조기 귀국했다. 정 장관은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에 따른 진상 규명과 함께, 최종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향한 우리의 노력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는 빌미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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