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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안보위협 모두 반영돼야”… ‘속도전’ 韓과 전작권 셈법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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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배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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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전환 조건 변화” 왜

2022년 FOC 평가 때와 상황 달라
北, 핵 고도화·우크라전 실전 경험
북·중·러 밀착 등 대외관계 급변
다영역작전·연합방위도 장기 과제
연말 한·미 SCM 논의 진전 ‘난망’
강신철 “美에 항의 뜻 이미 전달”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강조하는 현 정부 기조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최근 잇달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가 논의되면서 올해 말 양국 국방부장관이 참석할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실질적 진전이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왔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양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 나선 모습. 뉴시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 나선 모습. 뉴시스

◆안보 위협 대응이 핵심

 

군 안팎에선 ‘과거에 설정한 평가기준으로 현재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느냐’는 것이 전작권 전환 문제의 핵심이라고 본다.

 

미국도 전작권 전환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양측의 시각차가 엿보인다. 북한 위협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던 2015년은 물론 미래연합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평가가 이뤄졌던 2022년보다도 강해졌고, 북한 군사력의 변화 속도도 매우 빠르다. 북한은 고체연료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전술핵, 초대형방사포, 자폭드론 등을 선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를 통해 현대전 경험도 쌓았다. 비무장지대(DMZ)에선 ‘국경선 요새화’ 작업으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는 사례가 늘었다. 남북 대화 단절과 북·중·러 밀착 등 한반도 주변 안보환경도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예전 합의나 평가만으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 한국군이 북한의 새 위협에 맞서 연합작전을 이끌 핵심 군사능력을 충분히 확보했느냐에 대한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열린 대미투자 협의가 진전되면서 회담 일정이 이날 오전 확정됐다. 두 정상은 약 30분간 회담하며 핵추진잠수함 연료와 조선 협력,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관한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뉴욕=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열린 대미투자 협의가 진전되면서 회담 일정이 이날 오전 확정됐다. 두 정상은 약 30분간 회담하며 핵추진잠수함 연료와 조선 협력,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관한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뉴욕=뉴스1

미국 측은 북한 군사적 위협 변화를 전작권 전환 조건의 세부사항에 반영해야 하므로, 전환 조건은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전작권 전환 조건에 계속 반영하면 조건 충족 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우리 측으로선 수용이 쉽지 않다. “북한 위협 대응은 모두 반영해야 한다”는 미국 측 시각과 “골대 자꾸 옮기면 골 못넣는다”는 우리 측 논리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SCM에서의 논의와 더불어 정치적 수준의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브런슨 사령관 발언에 대해 미국 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군사법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강 장관은 ‘미국 측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진보당 손솔 의원의 물음에 “이미 전달을 했다”며 “(브런슨 사령관이) 군사적 수준에서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이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 저희도 우려를 하고 정확히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방위태세 둘러싼 의문도

 

북한 군사적 위협과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 문제를 해결해도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여부를 둘러싼 쟁점은 여전히 남는다.

 

미 육군은 지상,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전자전 등 모든 영역에서 실시되는 다영역작전을 미래 전투방식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주한미군에 미군 다영역특임부대(MDTF)가 배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주도할 미래연합사령부의 지휘통제체계가 한반도 유사시 미군 MDTF와 전략자산을 지휘통제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한국군의 지휘통제 및 보안 역량 강화와 더불어 미국과의 사전 합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 측이 자신들의 기준을 한국군에 맞춰야 할 정도로 바꾸는 것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연합사령부 등 한국군 지휘부의 지휘통제 및 보안역량은 미군이 요구하는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 이는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여부에도 영향을 끼친다. 다영역작전을 한·미 연합작전계획에 반영하는 문제도 단기간 내 끝내기가 쉽지 않다. 브런슨 사령관이 “조건이 변했고 우리가 우리의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말한 것도 이를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조건이 충족됐는지 판단할 평가기준이 한·미 간에 정확성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라며 “시기보다도 한·미 간 군사적 신뢰를 바탕으로 연합방위태세 지속성과 실효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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