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서 파기 의혹에 “수사의뢰서 보관 중”
정비사업 인허가권 자치구 이양도 공방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강버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리베이트 의혹을 놓고 “생태탕 냄새가 난다”는 발언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오 시장에게 관련 보고가 이뤄진 이후 수사의뢰 지연과 관련 문서 파기 의혹을 제기하자 국민의힘은 과도하다고 맞섰다. 서울시는 관련 문서를 보관하고 있으며 시 감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을 두고 “제가 볼 때는 이게 생태탕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선박 건조업체와 다른 업체 사이의 자금 거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관계자의 금품수수 가능성에 관한 의혹을 오 시장의 뇌물수수 문제로 연결하면 국민이 오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여야의 공방은 이날 9시간가량 이어졌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 등 여러 사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한강버스 건조업체 가덕중공업의 사업비 지출 중 약 15억원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시 감사위원회가 포착했고 일부가 SH 고위 간부에게 리베이트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지난해 오 시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수사의뢰서까지 작성했지만 수사의뢰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자료 파기 지시도 있었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해당 의혹을 거론하며 사실이라면 “행정판 진실 암장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양부남 의원도 “감사원 감사가 지난해 10월 각하됐다면 당연히 수사의뢰를 해서 진위를 확인해야 하는데도 1년이 넘게 수사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게 미심쩍다”고 지적했다.
시는 수사의뢰서 파기 의혹을 부인했다. 시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지난해 9월9일 시 감사위 보고를 받은 오 시장이 엄중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감사원 감사청구와 수사의뢰 준비를 동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위는 수사의뢰서 초안을 작성했으며 이를 현재 보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는 지난해 10월2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으나 자체 감사기구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각하됐다며 자체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감사청구 내용을 두고도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감사원은 이날 시가 제출한 청구서에 리베이트 관련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어서 기재하지 않았지만 선박 건조업체의 위법·부당 및 적정 여부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으며 감사가 실시되면 상세 내용을 제공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부동산 정책을 고리로 정부 ‘때리기’에도 나섰다. 특히 오 시장은 용산공원 부지 일부에 주택을 공급하려는 정부 구상에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조치”라며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의 경우 “정부의 실거주 중심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며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그는 “실거주를 지나치게 강화하고 강조하는 동안 몇 번 이뤄졌던 현 정부의 대책이 전세 매물을 급감시키고 전·월세를 끌어올리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뉴타운 재개발 구역 해제가 현재 주택 공급난에 영향을 미쳤다는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의 지적에는 “맞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 시장에게 공급 책임을 물었다. 민주당 이상식 의원은 시가 제시한 향후 5년간 공공주택 13만호 공급 목표를 거론하며 “올해 목표가 약 1만호인데 지난달 말 기준으로 (실적이) 5000호 정도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오 시장이 혹시 민간 공급에 치중한 나머지 공공주택 같은 서민이나 청년을 위한 정책에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라고 의문을 표했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은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 시장이 소규모 정비사업을 자치구로 이양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놓자 “큰 구역의 권한은 당연히 시가 가져가야겠지만 소규모 권한은 구청장에게 이양해 주면 재개발·재건축은 당연히 빨라질 것”이라고 받아쳤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에 따른 개통 지연 책임을 놓고도 날 선 발언이 오갔다. 오 시장은 “시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시공사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개통 지연에 따른 운영손실금에 대해 시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국토교통부 방침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최종적인 비용 부담은 시공사에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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