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격 가능성에는 선 그어
일본 기상청이 16일 도쿄 등 간토지방에까지 강진 경보를 발령했다가 ‘과다 예측’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과도한 내용의 긴급지진속보 경보를 발표했다”며 “큰 폐를 끼친 점 깊이 사죄드린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지진 예측이 잘못된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면서도, 사이버 공격을 당했을 가능성은 부인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38분 러시아 캄차카반도 부근에서 발생한 규모 6.9 지진을 규모 9.9로 과다 예측했다. 발생 시각과 진원지도 낮 12시36분 지시마(千島·쿠릴 열도의 일본식 표기)로 잘못 분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같은 예측값을 바탕으로 낮 12시40분 휴대전화를 통해 경보음과 함께 “지진이 발생했으니 강한 흔들림에 주의해 달라”는 긴급지진속보를 내보냈다. 홋카이도, 도호쿠, 간토, 호쿠리쿠, 고신, 도카이, 이즈제도 등에서 진도 4∼진도 7의 흔들림이 관측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NHK방송도 바로 지진 특보 체제로 전환했다.
긴급지진속보는 진도 5약 이상의 지진이 예상될 때 진도 4 이상의 관측이 예상되는 지역에 발표된다.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의 흔들림 정도 등을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 5약은 사람 대부분이 공포를 느끼고 선반 위 식기나 책이 떨어지는 수준의 흔들림을 가리킨다. 진도 4는 대부분의 사람이 놀라고 전등 등 천장에서 늘어뜨린 물체가 크게 흔들리는 정도다.
이런 긴급지진속보가 울린 뒤 몇초가 지나면 지진으로 발생한 S파가 지표면에 도달한다. 경보음이 울리면 지면이 실제 흔들리기 전까지 현관문을 열어 대피로를 확보해 두거나 테이블, 책상 밑으로 들어가 낙하물에 의한 부상을 예방하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이날은 그러나 속보 문자가 온지 몇분이 지나도록 도쿄 등지에서 흔들림은 감지되지 않았다.
일본 기상청은 12시48분 다시 속보를 내고 “12시40분 발표한 긴급지진속보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때도 “지진입니다”라는 경보음과 함께 휴대전화로 문자가 들어왔다.
지진 오경보 소동이 끝난 뒤 일본 네티즌들은 엑스(X) 등을 통해 “이 정도면 일본이 붕괴할 정도 아닌가”라며 헛웃음을 짓거나 “취소 속보는 경보음 없이 왔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쿄 등지에서 관광 중인 한국인들도 지진 경보를 들었다며 “진짜 규모 9.9 지진이었다면 한반도에까지 쓰나미가 밀려오지 않았을까”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 기상청은 이후 “이번 지진으로 홋카이도 하코다테시에서 진도 1을 관측했지만, 긴급지진속보 대상이 되는 지진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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