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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라면 실패” 로봇 셰프…두 번의 실패는 없었지만, 가격은 3500원 해주세요!!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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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윤진 기자·이우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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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조리 로봇 4년 새 약 34배 증가
인력난 해소·조리 품질 균일화 기대
소비자 체감 가격 인하는 여전히 숙제
세계일보 유튜브 코너 <29면>은 지면 너머의 현장을 포착하는 콘텐츠다. 기사 한 줄로는 다 전하지 못한 사실부터 미처 묻지 못한 질문, 직접 가봐야 알 수 있는 현장의 이면까지 텍스트 너머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기록한다.

 

가평휴게소 춘천 방향에 위치한 라면 조리 로봇 앞. 이우철 인턴기자
가평휴게소 춘천 방향에 위치한 라면 조리 로봇 앞. 이우철 인턴기자

“대파라면 실패.”

 

조리 현황판에 ‘실패’ 알림이 떴다. 바닥에는 라면 사리가 나뒹군다. 손님이 주문한 대파라면을 끓이던 로봇 셰프가 조리 도중 라면 사리를 놓치면서 벌어진 일이다. 실수해도 당당한(?) 로봇의 모습에 누리꾼들의 웃음이 쏟아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고속도로 휴게소의 라면 조리 로봇. 그의 손맛과 조리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매장이 있는 서울양양고속도로 가평휴게소(춘천 방향)를 직접 찾았다.

 

문제의 대파라면을 주문했다. 로봇은 라면 사리와 건더기, 수프를 넣고 물을 공급한 뒤 가열하는 과정을 차례로 수행했다. 로봇 팔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군더더기 없이 움직였다. 주문부터 완성까지 걸린 시간은 약 5분. 이번에는 라면 사리를 놓치는 실수 없이 무사히 조리를 마쳤다.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면발의 꼬들한 식감이 잘 느껴졌고 은은한 대파 향이 나는 국물에 공깃밥 생각이 잠시 머릿속을 스쳤다. 

 

외식업계에서 사람을 대신해 음식을 만드는 조리 로봇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외식업계에서 사람을 대신해 음식을 만드는 조리 로봇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람을 대신해 음식을 만드는 조리 로봇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조리 로봇 도입 휴게소는 2021년 3곳에서 지난해 103곳으로 4년 새 약 34배 늘었다. 라면·우동 등 면류부터 찌개류를 포함한 한식까지 조리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조리 로봇의 강점은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음식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인력난으로 운영이 어려운 심야 시간대에도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화로보틱스 관계자는 “반복적이고 부담이 큰 작업을 로봇이 담당하면서 작업자는 식재료 관리, 위생, 고객 서비스 등 보다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가 공개한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고속도로 휴게소 조리 로봇 도입 매장 수를 재구성한 그래프. 세계일보 유튜브 &amp;lt;29면&amp;gt; 영상 캡처
한국도로공사가 공개한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고속도로 휴게소 조리 로봇 도입 매장 수를 재구성한 그래프. 세계일보 유튜브 <29면> 영상 캡처


하지만 로봇이 사람의 일손을 덜어준 만큼 음식 가격도 저렴해졌을까. 취재 당시 방문한 휴게소에서 로봇이 끓인 라면은 사람이 조리한 라면과 같은 4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수동휴게소(포천 방향) 내 푸드코트에서는 로봇이 조리한 김치찌개 백반 가격이 1만500원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9월 경기 지역 김치찌개 백반의 평균 가격은 8841원으로, 해당 휴게소의 판매가보다 1659원 낮았다.

 

이용객들도 가격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로봇이 조리한 음식을 처음 주문한 60대 고모씨는 “가격은 사람이 조리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로봇이 조리한 음식이 저렴하지 않다면 사람의 일자리만 줄이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20대 정진우씨도 “인건비가 들지 않으니 로봇이 조리한 음식은 조금 더 저렴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라면과 같은 간단한 업무 외에도 우동·한식 등 다양한 음식을 조리 가능한 휴게소 로봇. 이우철 인턴기자
라면과 같은 간단한 업무 외에도 우동·한식 등 다양한 음식을 조리 가능한 휴게소 로봇. 이우철 인턴기자

 

하지만 로봇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당장 음식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재 로봇 기술은 초기 수용자 시장에서 대중 시장으로 넘어가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단계에 놓여 있다”며 “설치비와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 즉각적인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리 로봇은 외식업계의 고질적인 구인난과 인건비 상승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자동화로 높아진 운영 효율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나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로봇이 끓인 라면의 실제 맛과 조리 과정, 휴게소 이용객과 업계 관계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세계일보 유튜브 <29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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