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생고기 핏물 닦은 뒤 식탁 훔치면 ‘교차 오염’… 황색포도상구균·대장균 검출
퀴퀴한 쉰내는 세균 번식 신호… “매일 1회 삶아 햇볕 건조 어렵다면 일회용이 답”
식사 전후 식탁을 훔치고 조리대 위 국물 자국을 닦아내는 주방 행주. 청결을 위해 가장 먼저 집어 드는 생활용품이지만, 관리에 소홀할 경우 가족의 식탁 위로 유해균을 퍼뜨리는 ‘세균 배달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눈에 띄는 오염이 없더라도 젖은 상태로 방치된 행주는 화장실 변기 시트 못지않은 세균 밀도를 형성하기 쉽기 때문이다.
젖은 상태로 싱크대 주변에 놓인 주방 행주. 수분과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는 환경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유해 미생물이 폭발적으로 증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된다.
26일 국내외 보건 위생 연구기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분석에 따르면, 상온 주방 환경에서 젖은 행주를 방치할 경우 불과 6시간 만에 살모넬라균과 황색포도상구균 등 식중독 유발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기 시작한다. 방치 시간이 12시간을 넘어가면 세균 수는 수억 마리 단위로 폭증한다. 겉보기엔 그저 축축한 천 조각이지만, 미세 섬유 사이에 남은 유기물 찌꺼기와 수분이 결합하며 미생물 배양기로 전락하는 셈이다.
특히 행주가 위험한 핵심 이유는 ‘교차 오염(Cross-contamination)’에 있다. 조리 과정에서 생고기 핏물이나 날달걀 파편, 채소의 흙먼지를 닦아낸 행주를 대충 물로 헹군 뒤, 식탁이나 조리도구를 다시 닦는 순간 유해균이 그대로 표면에 옮겨붙는다. 위생을 위해 닦아낸 행위가 실제로는 식기나 식탁 표면에 보이지 않는 세균막을 문질러 바르는 역효과를 낳는 구조다.
행주 특유의 퀴퀴한 냄새 역시 세균 번식의 직접적인 증거다. 행주를 물로 대충 빨아 싱크대 수전 목에 걸쳐두거나 조리대 위에 접어두면 내부 통풍이 막힌다. 이 축축한 틈새에서 미생물이 섬유질과 잔여 유기물을 분해하며 악취 가스를 뿜어낸다. ‘빨아도 냄새가 난다’는 것은 이미 섬유 내부에 세균 군집(바이오필름)이 단단히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다회용 행주는 끓는 물에 삶은 뒤 겹치지 않게 펼쳐 통풍과 햇볕에 바짝 말려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행주 위생의 절대 원칙으로 ‘완벽한 살균’과 ‘통풍 건조’를 꼽는다. 다회용 면 행주를 쓴다면 최소 하루 1회 이상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거나, 물에 흠뻑 적신 상태로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에 담아 8분 이상 가열 소독해야 한다. 소독을 마친 뒤에는 물기를 완전히 짜내 겹치지 않게 펼친 뒤, 바람이 잘 통하고 볕이 드는 곳에서 바짝 말려야 2차 오염을 차단할 수 있다.
매일 삶고 말리는 관리가 번거로운 환경이라면 주방용 다회용 종이타월이나 얇은 1회용 펄프 행주를 쓰는 것이 현실적이다. 전문가들은 “축축하게 젖은 행주로 식탁을 닦고 바로 식기를 올리는 것은 식중독 위험을 스스로 높이는 격”이라며 “주방 행주는 용도별(조리대용·식탁용)로 철저히 구분하고, 통풍 건조가 여의치 않다면 주기적인 교체나 일회용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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