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해당 연구, 알레르기 고위험군 조기 파악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
소아 식품알레르기가 학령기까지 지속되는 현상이 출생 당시 태반의 유전자 조절 변화와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반의 생물학적 특성과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면역 반응이 식품알레르기의 지속 여부와 관련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알레르기 고위험군을 조기에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이 지원하는 대규모 출생 코호트 연구(COCOA)에 참여한 소아 1518명을 만 7세까지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식품알레르기(FA)가 비교적 늦은 나이까지 지속된 아동에서 출생 당시 태반의 유전자 조절 변화가 관찰됐다.
식품알레르기는 영유아기에 흔히 발생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전신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일부 아동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증상이 호전되지만, 알레르기가 학령기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영아기에 발생한 식품알레르기는 이후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폐 기능 저하 등의 위험과 관련이 있어 증상의 지속 여부를 예측하고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식품알레르기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아동과 장기간 지속되는 아동 사이의 생물학적 차이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식품알레르기의 발생과 호전 시기에 따라 아동을 네 유형으로 나눠 분석했다.
식품알레르기가 없는 아동은 1364명, 영유아기에 알레르기가 발생했다가 조기에 호전된 아동은 76명이었다. 영유아기에 발생한 알레르기가 만 7세까지 지속된 아동은 63명이었으며, 알레르기가 발생한 뒤 비교적 늦게 호전된 아동은 15명이었다.
분석 결과, 식품알레르기가 만 7세까지 지속된 아동은 알레르기가 없거나 조기에 호전된 아동보다 출생 당시 태반에서 일부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DNA 메틸화 변화가 더 많이 나타났다. 관련 유전자에는 RPS6KA2와 GCSAML 등이 포함됐다.
면역 반응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식품알레르기가 지속된 아동은 알레르기가 없는 아동보다 알레르기 염증과 관련된 면역 반응 물질의 수치가 만 3세와 7세에 더 높게 나타났다.
천식 진단 비율도 차이를 보였다. 만 7세에 천식을 진단받은 비율은 식품알레르기가 지속된 아동에서 15%로, 식품알레르기가 없었던 아동의 2.3%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식품알레르기의 지속성과 출생 당시 태반의 유전자 조절 특성, 성장 과정의 면역 반응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반의 변화가 식품알레르기를 직접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이번 결과는 식품알레르기 증상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지만, 출생 전부터 존재하는 생물학적 차이와 면역 발달이 식품알레르기의 지속성과 관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알레르기 지속 위험이 큰 소아를 조기에 진단하고 자연 경과를 예측하는 고위험군 중심의 예방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레르기(Allergy)’에 지난달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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