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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화·드라마·게임까지 정쟁화, 국민 피로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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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방영 중인 SBS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 대한 정치권의 ‘딱지붙이기’ 공세가 재연되고 있다. 국민의힘 미디어위원회 위원장인 이진숙 의원은 그제 자신의 SNS에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극중 소재의 하나로 다룬 ‘닥터X’를 겨냥해 “드라마를 특정 정치세력을 겨냥하는 도구로 사용했다”고 공격했다.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K콘텐츠마저 정쟁 대상으로 내몰리는 현실이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이 의원이 공개 비판한 작품은 지난 24일 방영된 ‘닥터X’의 6회차이다. 해당 회차에는 1980년 광주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뒤 남은 총탄 파편으로 평생 후유증에 시달려 온 오상범(하성광 분)씨의 사연이 담겨 있다. 오씨의 머리에 남아 있는 총탄 파편은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입증할 증거로 언급되곤 했다. 5·18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에게 총탄을 발포한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확립된 사실이고, 계엄군의 헬기사격 역시 2018년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에서 확인됐다. 역사적 사실이 이러함에도 “의학 드라마를 표방해 놓고 정치적 메시지를 앞세웠다”는 이 의원의 비판이야말로 정파적이고 정치적 공세 아닌가.

여기에 최근 미국 개발사가 제작한 신작 일인칭 슈팅게임(FPS)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까지 정치권의 공세 수단으로 소비되고 있다니 참담하다. 이 게임은 북한의 침공으로 발발한 가상의 한반도 전쟁을 배경으로 미국·한국군의 활약상을 다뤘다. 가상 시나리오지만 주민 처형 등 북한군의 인권 탄압을 묘사한 내용도 담겨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도발의 위험을 모르겠다면 ‘콜 오브 듀티’라도 해보라”며 이 게임을 이재명정부에 대한 공격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순수하게 즐겨야 할 문화예술 콘텐츠마저 진영의 이해에 따라 정치적으로 재단하고 정쟁화하면서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을 향유해야 할 국민들만 피곤해하고 있다. 예술 표현의 자유와 역사적 접근이라는 창작자 의도 등을 감안, 예술 작품을 예술 작품으로 보는 지혜와 안목이 절실하다. 이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바라보는 선진국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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