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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여름 향한 술래잡기…”
도피 어려움·언론 불만 토로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전남 일대를 숨어 다니던 시기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메모가 유언장 역할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22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최근 유 회장이 전남 순천 근방에 숨어 지냈던 지난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메모를 입수해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4 용지 31쪽 분량의 자필메모에는 도피 생활의 어려움과 수사당국이나 언론에 대한 불만 등이 시 형태로 적혀 있다. 이 메모는 지난 5월 유 회장이 순천 별장을 빠져나갈 당시 검찰에 붙잡힌 개인 비서 신모(34·여)씨가 보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회장은 오대양 사건으로 4년간 복역한 이후부터 쓰기 시작했다는 거울에 비춰서 읽어야 볼 수 있는 거꾸로 쓰기 방식으로 작성됐다.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시신이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가운데 유 회장이 도피 중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검찰이 확보해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는 거울을 보고 읽어야 해석할 수 있도록 거꾸로 쓰여 있다.
시사IN 제공

자필메모에는 대통령과 참모진을 겨냥한 듯한 글귀도 발견됐다. “가녀리고 가냘픈 大(대)가 太(태)풍을 남자처럼 일으키지는 않았을 거야.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인 남자들이 저지른 바람일 거야. 과잉 충성스러운 보필 방식일 거야.” “아무리 생각을 좋게 가지려 해도 뭔가 미심쩍은 크고 작은 의문들이 긴 꼬리 작은 꼬리에 여운이….”

언론을 향한 불만도 토로했다. “연일 터져대는 방송들은 마녀사냥의 도를 넘어 구시대 인민재판의 영상매체로 진화되어 떠들어대는 민족 전체와 동포들 머문 세상의 큰 이간질을 해대는 악의적인 소리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검경을 향한 조롱도 빠지지 않았다. “눈 감고 팔 벌려 요리조리 찾는다. 나 여기 선 줄 모르고 요리조리 찾는다. 기나긴 여름 향한 술래잡기가 시작되었다. 정말 정말 마음에 없는 잡기 놀이에 내가 나를 숨기는 비겁자같이 되었네. 이 순진무구한 아해의 자존심 억눌러 세계들의 시간 안에 분침되어 큰 바늘을 대신해 내는 소리. 생존 마디마디 초초초 분 시 숨쉬고 있음을 이 늙어진 몸에 넋은 결코 비겁자 아님을….”이라는 메모도 있었다. 마지막 메모는 “내 노년의 비상하는 각오와 회복되는 건강을 경축하며….”로 끝났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지난 5월 25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 전 회장이 밀항이나 정치적 망명을 시도하거나 정관계 로비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 내에는 지하터널이나 지하벙커가 없음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되어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청해진해운 회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유 전 회장이 세월호 내부 증개축을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의 세모그룹은 1997년 부도 당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정 관리를 받았으며, 김혜경 씨 등 특정 개인이 유 전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사실이 없으며, 경기도 안성, 경북청송 제주도, 경북 봉화, 울릉도 등의 영농조합들은 유 전 회장 소유가 아닌 해당 조합원들의 소유이며, 유 전 회장은 ‘김혜경이 배신하면 구원파는 모두 망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국과수를 통해 유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 확인됨에 따라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왔거나 ‘김엄마’와 ‘신엄마’가 도피 총괄 지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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