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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 "석촌 지하 동공은 터널상부 보강 부실탓"

입력 : 2014-08-28 19:55:23 수정 : 2014-08-28 20: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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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책임지고 복구”
서울시, 도로함몰 지도 구축키로
서울 송파구의 석촌지하차도 동공(洞空·빈 공간) 발생 및 도로 함몰 원인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구간 공사의 시공자인 삼성물산의 관리 부실인 것으로 결론 났다. 일부에서 의혹이 일었던 제2롯데월드 공사 혹은 상·하수도관 문제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의 조성일 도시안전실장이 28일 오전 ‘도로 함몰 원인 조사·특별관리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도로 함몰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울시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지하철 공사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시공 관리를 잘못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리를 함께 한 삼성물산 측은 “석촌지하차도 주변을 책임지고 복구하겠다”고 잘못을 수긍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서울시 조사단은 기자회견에서 “조사 결과 최근 발생한 동공들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구간(919공구)의 실드 터널 공사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드 공법은 원통형인 실드 TBM(Tunnel Boring Machine)을 회전시켜 지반을 부수면서 굴을 파고들어가는 공법이다. 보통 원통 모양으로 생긴 터널 굴착 장비가 머리 부분에 달린 칼날을 회전시켜 구멍을 파들어가는 방식.

조사단은 “해당 구간은 충적층 부분에 대해 특별관리 필요성이 제기돼, 지난해 7월 현장조치 매뉴얼까지 만들었지만 지반 보강 등의 조치가 미흡해 동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 발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시공 부실은 실드 공법에서 가장 중요한 토사량 관리에 실패하면서 발생했다. 삼성물산은 지하차도 구간에서 공사를 시작한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애초 예측한 굴착량 2만3842㎥보다 14% 많은 2만7159㎥의 토사를 파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부실한 지반공사 때문에 TBM이 계획보다 많은 토사를 파냈다는 것이다. 터널 윗부분에 동공이 발생하면서 토사량이 초과됐지만 이에 대한 조치 없이 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18일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동공 5개가 추가로 발견돼 현장 관계자가 동공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는 석촌지하차도에서 발견된 동공 2곳을 조사하던 중 차도 종점부 램프구간 등에서 추가로 동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정탁 기자
삼성물산은 최초 설계 시에 터널 상부에 42개의 구멍을 뚫어 수평 그라우팅(지반 붕괴를 막기 위해 특수용액으로 주변 지반을 보강하는 작업)을 계획했지만, 실제로는 차수 목적으로 8개만을 뚫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불안을 야기하고 공사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형 삼성물산 부사장은 “서울시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며 “계약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일단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동공 발생의 복구 등을 위한 추가 비용 산정 과정이 마무리되기까지는 다소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날도 해당 공사가 턴키 방식(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 진행)으로 이뤄졌다며 모든 책임이 삼성물산에 있다고 강조했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법적으로는 (서울시가) 책임이 없는 것으로 돼 있지만 자체 감사를 통해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삼성물산의 설명 및 수긍에도, 서울시는 여론 비판에서 비껴가지 못할 것 같다. 2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발주하면서도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지난해 노량진 수몰사고와 방화대교 램프 상판 붕괴사고 때 지적된 책임감리제 등 허점이 또다시 발견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날 도로 함몰 및 동공 발생에 대한 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관리 3대 분야는 ▲노후 하수관 ▲굴착공사장 ▲지하수이다. 내년도 하수관로 보수 예산으로만 2200억원을 책정하고, 예산 증액분에 대해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지하수 배출 시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도로함몰 지도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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